한노총 새 위원장에 '강성' 김동명 "제1노총 탈환…당장 투쟁 현장으로"
김동명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화학노련) 위원장(사진)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새 위원장에 당선됐다. 비교적 강성으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의 선명성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노총은 2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제27대 임원 선출을 위한 정기선거인대회를 열어 김동명-이동호 후보를 새 위원장과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투표에는 총 3336명의 선거인단 중 3128명이 참여했다. 김동명 후보 조가 1580표(50.5%)를 얻어 1528표를 받은 김만재-허권 후보 조를 52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신임 위원장과 사무총장의 임기(3년)는 오는 28일부터 시작한다.

김 위원장은 화학노련 3선 위원장 출신으로 일동제약 노조위원장 시절인 1998년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주도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민주노총과 함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 등 이른바 ‘양대 지침’ 폐기 투쟁에 앞장섰다.

선거 기간 김 위원장은 ‘제1노총의 자존심 회복’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즉각적인 비상체제 운영 △이미 파탄난 정책협약에 대한 즉각 재검토 등을 주장했다.

당선 직후 김 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직무급제 도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이 대회를 마치자마자 투쟁 현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한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정부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며 “당당한 주체이자 정책협약의 파트너로서 위상과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은 더불어민주당을 만든 주체”라며 “민주당 내의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 대화에 협조했지만 결국 민주노총에 제1노총 지위를 내줬다”는 내부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낙선한 김만재 후보가 사회적 대화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그동안 사회적 대화에 적극적이었던 현 집행부에 대해 조합원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제1노총의 지위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사회적 대화에서는 한국노총이 여전히 제1노총”이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사정 대화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