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검찰 취재 제한' 법무부 훈령 위헌소송 각하
검사나 검찰수사관의 기자 접촉을 금지하는 법무부 훈령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을 헌법재판소가 각하했다.

각하는 헌법소원 청구가 헌재의 심판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할 때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내리는 처분이다.

헌법재판소는 21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형법 제126조(피의사실공표죄)와 법무부 훈령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헌법 제21조에서 규정한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을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 결정했다.

사전심사는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본격적인 심리에 돌입하기 전 청구가 적법한지, 심사 필요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단계다.

심리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면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본격적인 심리를 진행하지만, 필요성 등이 없다고 판단하면 각하한다.

헌재는 법무부 훈령이 행정기관 내 효력을 지닐 뿐 대외적 구속력을 지닌다고 할 수 없어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어떤 기본권이 침해됐는지, 청구인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판단할 구체적 주장도 없다고 봤다.

이 단체의 법률대리인인 송상엽 변호사는 헌법소원을 내며 "법무부 훈령은 언론이 진실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 자칫 권력자들을 비호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공익적 관심 사안에 대해서 취재를 금지하는 것은 '정부에서 하지 말라면 하지 말라'는 식의 '지침 만능주의'로 비칠 수 있다"며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구체적인 사례에서 억울함이 없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지, 전부 금지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교통사고가 난다고 운전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