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유가증권시장의 호가단위 체계개편을 올해 추진한다고 22일 발표했다. 호가단위비율(호가단위÷가격)을 미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 투자자의 거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거래소, 호가단위 촘촘하게 바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호가단위비율은 0.1~0.5%로 미국(0.09%)과 일본(0.01~0.05%) 등 선진 시장보다 최고 열 배 높다. 현행 유가증권시장 종목의 호가단위는 주가 수준에 따라 1·5·10·50·100·500·1000원 등 7단계(코스닥은 5단계)로 나뉜다.

주가가 5만~10만원인 종목은 100원, 10만~50만원인 종목은 500원 간격으로 거래된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상장주식 수 7억2700만 주)는 주가가 최근 10만원을 넘나듦에 따라 변동성이 커졌다. 10만원 아래에서 거래될 때는 호가당 시가총액 변동폭이 728억원이지만, 10만원 이상에서는 3640억원에 달한다.

호가단위가 100원과 500원을 오가는 영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998년부터 유지해온 기존 호가단위는 선진 시장보다 높아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호가단위 체계를 촘촘하게 바꿔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지수를 직접 개발해 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할 수 있는 요건도 완화한다. 지금은 지수산출 기관으로 인정받으려면 △지수사업 2년 이상 영위 △5명 이상 전문인력 유지 △20개 이상 지수 개발 및 운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측은 “창의적인 지수 상품 개발과 상장을 촉진하기 위해 전문성 요건을 폐지하기로 했다”며 “진입장벽을 낮추는 대신 지수조작이나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 및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