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안심대출 공급 늘리면서
적격대출 할당 물량 확 줄여
지난해 말 일시 중단된 적격대출이 새해부터 재개됐다. 하지만 ‘문턱’이 높아져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재원을 마련하느라 적격대출에 배정된 재원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권 얘기다. 일부 은행에서는 아예 취급하지 않기로 하는 등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서민을 위한다는 명목의 선심성 대책이 다른 대출 수요자들의 선택지를 줄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개는 됐지만 ‘그림의 떡’
대출이 재개됐지만 문은 확 좁아졌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지난해 초 대비 각 은행에 고지된 대출 할당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출을 재개했다고 발표한 은행 중 상당수는 영업점에서 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일부 은행은 아예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초에 비해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재원이 할당됐다”며 “대출을 재개하더라도 너무 빨리 소진될 물량이어서 소비자 혼란만 키울 것 같아 아예 대출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후폭풍’?
적격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것은 안심전환대출 영향이 크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최저 연 1%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바꿔주는 정책 상품이다. 총 20조원 규모로 계획됐다.
이에 따라 주금공은 올해 2월까지 MBS 20조원어치를 차례로 발행할 계획이다. MBS 규모를 무제한 늘릴 수 없는 만큼 적격대출에 할당된 재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주금공의 MBS 발행액이 28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3000억원(13.3%) 증가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선심성 정책으로 인해 다른 정책금융 상품의 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택 매매 예정자는 “기존에 주택을 구매한 사람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 때문에 정작 저리 대출이 필요한 서민은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금공은 정책적으로 적격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2018년부터 가계 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해 매년 1조원씩 적격대출을 줄이기로 한 계획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과 상관없이 적격대출을 공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재원을 더 많이 분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는 은행은 더 많은 대출 재원을 할당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