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김두권, 부산의 김영춘으로 세 집중
내홍 겪는 한국당, 홍준표에게 기회 줄까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현재 지역구인 경기도 김포에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접고 당의 요청에 따라 경남 양산을 지역 출마를 결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김포를 찾아 지역 관계자들과 유권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김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경남 양산을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다. 또한 양산을 지역구로 활동하던 현역 서형수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별다른 내홍 없이 김 의원 공천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 의원의 결심이 선 가운데 민주당은 재빠르게 PK 전선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부산 출신 3선 김영춘 의원이 일찌감치 부산에서 출마를 준비해 온 만큼 부산 선거는 김영춘 의원에게, 경남 선거는 김 의원에게 맡기는 안이 민주당 내에서 논의되고 있다.
4선에 도전하는 김영춘 의원은 부산 지역 민주당의 간판스타다.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으며, 부산 오륙도연구소장을 맡아 부산 지역 화폐 도입, 북항 재개발 등 현안에 집중해 왔다. 최근에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비전위원회 상임위원장도 맡았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부울경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러한 위기의식이 팽배했던 가운데 김 의원이 구심점을 잡아주면서 민주당은 장밋빛 구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당은 PK에서 여전히 내홍을 겪고 있다. 고향 출마를 선언한 홍 전 대표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일찌감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지역 출마를 준비해왔다. 지난 20일부터는 지역을 돌며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돌입했다.
중진 험지 차출론 속에서도 홍 전 대표는 향후 있을 대선에서 PK가 전략적 요충지가 될 전망인 만큼 자신이 중심이 돼 PK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 과정에서 조해진 한국당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예비후보, 경남도 의원 출신 인사들의 비토도 쏟아지면서 총선 모드에 돌입하기는커녕 교통정리조차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 의원 등장과 함께 '홍준표 PK 간판론'이 당내에서 번지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거물급 인사를 PK 선거의 간판으로 내세운 만큼 체급이 맞는 이를 대항마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전 대표를 향한 험지 차출론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지만 김 의원의 PK 소식에 당 지도부도 고심이 깊어졌다"면서 "민주당이 재빠르게 총선 모드로 재정비를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우리당은 교통정리조차 되고 있지 않은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지사를 지냈던 점, 본인 또한 PK가 향후 대선에서 중요한 요충지가 될 것이라고 발언해 온 점으로 인해 홍 전 대표를 PK 선거 간판으로 내세우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다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당내 대권 라이벌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홍 전 대표에게 기회를 주는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