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수원도 투기판 될라"…'마용성' 뺨치는 '수용성' 집값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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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용인·성남, 강남 급등 후 풍선효과…"마용성 닮은꼴"
수원, 신도시·재개발·분양권 막론하고 모두 '급등'
지역 중개업소 "떴다방·투기세력 몰려들고 있다"
용인, 미분양 아파트에 수억원 웃돈 거래
보합세 분당 구축아파트, 최고가 거래 속속 등장
수원, 신도시·재개발·분양권 막론하고 모두 '급등'
지역 중개업소 "떴다방·투기세력 몰려들고 있다"
용인, 미분양 아파트에 수억원 웃돈 거래
보합세 분당 구축아파트, 최고가 거래 속속 등장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도시인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이 들썩이고 있다. 신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일부 구축과 재개발 아파트까지 종류를 막론하고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이들 도시들의 공통점은 강남 접근성이 좋은 100만명 이상의 도시라는 점이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최근의 급등세가 2018년 서울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의 급등세와 닮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시에도 강남 집값이 급등한 후 규제가 이어지면서 강남 접근성이 좋은 이들 지역이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신축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고가 경신이 이어졌고, 이는 아파트 평균가로 고착화됐다. 마용성의 주요 아파트들은 이제 고가 아파트로 분류돼 각종 규제와 세금폭탄을 받는 대표 단지가 됐다.
◆ 신도시 품고 있는 수용성, 교통호재까지 '빵빵'
수용성 중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도시는 수원이다. 수원은 4개구(장안구 권선구 팔달구 영통구) 모두가 개발 호재를 갖고 있고, 신축과 구축 재개발·재건축까지 다양한 주택들이 밀집했다. 규제도 팔달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있을 뿐 사실상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기존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는 물론이고 몸테크에 청약까지 대기수요가 넘치고 있다.
몸테크는 몸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기대하고 불편함을 무릅쓰고 낡은 주택에 사는 것을 말한다. 수원에서 몸테크가 기승을 부리는 곳은 팔달구와 권선구 일대의 재개발들이다. 이 중 팔달구의 재개발은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일찌감치 '유망 재개발'로 점쳐졌던 곳이다. 팔달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게 2018년 12월이다. 당시에는 지정조건(집값 상승률·청약 경쟁률)에 부합하는 조건이 거의 없었지만, 국토교통부는 팔달구의 재개발을 우려해서 지정한다는 '예고장'을 내놨다. 이러한 예고는 1년 여가 지나 현실이 됐다.
지난해 팔달6구역인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 청약에서 78.36대 1을 기록하고 커트라인은 대폭 상향됐다. 전용 84㎡의 경우 최저가점이 67점, 최고가 79점에 달했다. 수원은 거주요건 1년이 있는데, 여기에 청약 커트라인까지 높아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분양권 대기수요와 거래 가능한 조합원 매물(입주권)을 찾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매교동의 A공인 중개사는 "팔달 8구역의 경우 작년 중순께만 하더라도 전용 84㎡가 6억원 정도면 매수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웃돈이 4억5000만원까지 붙으면서 매매금액이 8억원을 넘긴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거래가 가능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입주권은 전용 59㎡가 6억을 넘었는데 올라도 너무 올랐다"며 "전매제한이 풀리고 8구역 10구역까지 분양되면 일대가 겉잡을 수 없는 투기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팔달8구역(3603가구)과 팔달 10구역(3432가구)은 나란히 붙어 있는 재개발 지역이다. 낙후됐던 매교동 일대가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되는 게 기대됐던 지역 정도였다. 최근에는 시세가 오르면서 '로또 아파트'라는 인식에 대기수요가 넘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이 올라가면서 웃돈을 부추기는 공인중개사도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신분당선 호재에 화서역 분양권 '두배' 뛰어
장안구 일대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통과한 호재까지 나온 화서역, 호매실지구 일대가 난리다. 호매실은 강남과 이어지는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는 안도감에, 화서역은 1호선과 더블역세권이 되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C노선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터졌다.
호매실역이 예상되는 자리와 가까운 아파트인 금곡동 ‘호반베르디움 더 퍼스트’(전용 84㎡)는 이달 초만해도 6억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이 발표된 날 거래된 가격은 6억8000만원으로 금새 튀어올랐고, 시장에 나와있는 호가는 8억~10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그나마 싸게 나온 매물들은 다주택자들이 전세끼고 내놓은 물건"이라며 "8억원 이상 매물이 기본이다"라고 전했다.
KT&G 부지에 개발돼 스타필드까지 예정된 '화서역 파크푸르지오'의 분양권은 두 배가 됐다. 전용 84㎡의 분양권은 10억원을 넘나들고 있고, 지난달 9억3230만원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프리미엄만 4억5000만원이 넘어갔지만 장안구다보니 제약은 없다. 일대는 대우건설이 2블록에서 665가구를 신규 분양할 예정이다. 영통구 일대는 광교신도시와 망포동 일대가 뜨겁다.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전용면적 84㎡ 기준)는 지난해 초 8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망포동 일대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는 영통지구 세입자들의 수요까지 겹치면서 분양가 대비 3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이처럼 나날이 가격이 치솟으면서 따라잡기에 실패한(?) 수요자들은 망포4지구 3~5블록에서 분양될 '영통 아이파크 캐슬' 아파트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1블록(1783가구)과 2블록(1162가구)이 입주했고 3~5블록은 지난해부터 분양을 저울질하고 있다.
분위기가 이처럼 뜨거워지면서 예비청약자들은 물론이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규제의 칼날이 올까 눈치를 보고 있다. 수원 비규제지역에서는 전용 85㎡ 미만의 경우 추첨 60%, 가점 40%로 당첨자를 뽑고 있다. 규제가 들어온다면 낮은 가점이 당첨되기 어려워지고, 당첨이 되더라도 대출이 어려울 것으로 봐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분양가가 이미 정해져 있고, 사실상 수도권에서만 제대로된 사업이 가능한 상황이다"라며 "분양가 책정을 두고 줄다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위 떴다방이나 업자들이 규제를 피해 먹을 게 많은 수원으로 몰리는 건 당연하다"며 "수원은 인구도 많고 호재도 많다보니 신규수요가 받쳐줄 여력이 된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 수지구, 교육 수요까지 겹쳐 새 아파트 '급등'
용인과 성남은 신분당선을 중심으로 강남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호재가 새로울 게 없었던 지역이고, 교육제도 개편으로 학군수요 정도가 늘어났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용인시 수지구 일대는 미분양이었던 아파트들의 분양권에 수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성남시 분당구 일대는 워낙 규제가 심했던 터라 눈에 띄는 들썩임은 적지만,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매동의 B공인 관계자는 "성남과 용인은 서울의 강남의 매매가나 전셋값이 오르면 연쇄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곳이다"라며 "새 아파트를 찾는 사람은 용인 신축으로, 강남 접근성을 찾는 사람은 판교보다 덜오른 성남에서 구축 매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1월 기준으로 국토교통부의 외지인 거래량을 봐도 알 수 있다. 성남시 수정구가 외지인 거래비율은 36.2%(89건), 중원구가 27.7%(57건), 분당구가 18.7%(189건)을 보이고 있다. 수정구는 89건 중 서울에서 온 거래가 72건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를 시세로 받아들이는 한편, '마용성의 데자뷰'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성복동의 C공인은 지난해 입주한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이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단지의 전용 84㎡A형은 최근 11억72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역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 입주한 지 만 1년이 안되는 단지다보니 사실상 매물이 거의 없었고, 전월세거래만 이뤄지던 단지였다. 그러다가 모처럼 매물이 나왔는데, 가격이 급격히 튀어올랐다는 것이다. 지난 9월에 거래된 매물만해도 융자가 많은 집이 6억40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보통 8억원을 형성하고 있었던 단지였다.
매매물건은 오히려 부근에 'e편한세상수지'가 많았다는 전언이다. 이 단지는 입주 2년차가 넘어가면서 매물이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8억~9억원대에 거래가 형성됐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9억원 선에 맞추면서 심리적인 저항선인 9억원 안팎에 거래가 되던 동네였다는 것이다.
C공인 관계자는 "매매가가 11억7200만원에 성사되면서 기존 집주인들도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매물도 나오고 있다"라며 "신축 아파트가 입주도 끝났는데, 단기간에 갑자기 수억원이 급등하는 건 그만큼 더 오를 기대감이 있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의 규제과 강남 집값 급등 후 올랐던 마용성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에도 '이게 뭐지'하는 분위기였지만, 금새 시세로 정착되면서 고가 아파트 지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지구 일대에서는 올해와 내년초까지 대단지 아파트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들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이었던 단지였다. 이제는 수억원의 웃돈이 붙은데다 상승 기대감이 겹치면서 매물이 들어간 상태다. 오는 3월 입주하는 '동천 더샵 이스트포레'의 전용 84㎡는 지난해 8억원 가량에 거래됐지만, 이제는 호가가 9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분양권에 4억원 가량의 웃돈이 얹어졌다.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1차와 2차 단지 모두 전용 84㎡의 분양권이 9억원 안팎에 나와있다.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며 미분양됐던 단지였지만, 이제는 논란이 무색하게 됐다.
분당과 판교신도시로 대표되는 성남은 분당과 판교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판교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분당에서는 연말에 최고가를 찍는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매동의 이매촌 진흥, 한신, 풍림, 금강, 삼환, 삼호, 성지, 청구 등이 줄줄이 지난 달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소형은 물론이고 중형, 대형에 이르기까지 면적을 막론하고 최고가 행진이다. 분당선과 경강선의 더블역세권과 인접한 이매촌 성지아파트(전용 84㎡)는 작년 5월 8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해말에는 10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이제는 나와있는 매물의 최고가가 12억원에 이른다. 판교신도시와도 매매가 차이가 몇억원 안팎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정부에서는 풍선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경기 남부지역은 강남의 풍선효과를 단골로 겪었던 곳이다"라며 "규제가 미치 못하는 곳에서 과열징후를 보이고 있어 점검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최근의 급등세가 2018년 서울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의 급등세와 닮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시에도 강남 집값이 급등한 후 규제가 이어지면서 강남 접근성이 좋은 이들 지역이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신축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고가 경신이 이어졌고, 이는 아파트 평균가로 고착화됐다. 마용성의 주요 아파트들은 이제 고가 아파트로 분류돼 각종 규제와 세금폭탄을 받는 대표 단지가 됐다.
◆ 신도시 품고 있는 수용성, 교통호재까지 '빵빵'
수용성 중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도시는 수원이다. 수원은 4개구(장안구 권선구 팔달구 영통구) 모두가 개발 호재를 갖고 있고, 신축과 구축 재개발·재건축까지 다양한 주택들이 밀집했다. 규제도 팔달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있을 뿐 사실상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기존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는 물론이고 몸테크에 청약까지 대기수요가 넘치고 있다.
몸테크는 몸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기대하고 불편함을 무릅쓰고 낡은 주택에 사는 것을 말한다. 수원에서 몸테크가 기승을 부리는 곳은 팔달구와 권선구 일대의 재개발들이다. 이 중 팔달구의 재개발은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일찌감치 '유망 재개발'로 점쳐졌던 곳이다. 팔달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게 2018년 12월이다. 당시에는 지정조건(집값 상승률·청약 경쟁률)에 부합하는 조건이 거의 없었지만, 국토교통부는 팔달구의 재개발을 우려해서 지정한다는 '예고장'을 내놨다. 이러한 예고는 1년 여가 지나 현실이 됐다.
지난해 팔달6구역인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 청약에서 78.36대 1을 기록하고 커트라인은 대폭 상향됐다. 전용 84㎡의 경우 최저가점이 67점, 최고가 79점에 달했다. 수원은 거주요건 1년이 있는데, 여기에 청약 커트라인까지 높아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분양권 대기수요와 거래 가능한 조합원 매물(입주권)을 찾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매교동의 A공인 중개사는 "팔달 8구역의 경우 작년 중순께만 하더라도 전용 84㎡가 6억원 정도면 매수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웃돈이 4억5000만원까지 붙으면서 매매금액이 8억원을 넘긴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거래가 가능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입주권은 전용 59㎡가 6억을 넘었는데 올라도 너무 올랐다"며 "전매제한이 풀리고 8구역 10구역까지 분양되면 일대가 겉잡을 수 없는 투기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팔달8구역(3603가구)과 팔달 10구역(3432가구)은 나란히 붙어 있는 재개발 지역이다. 낙후됐던 매교동 일대가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되는 게 기대됐던 지역 정도였다. 최근에는 시세가 오르면서 '로또 아파트'라는 인식에 대기수요가 넘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이 올라가면서 웃돈을 부추기는 공인중개사도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신분당선 호재에 화서역 분양권 '두배' 뛰어
장안구 일대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통과한 호재까지 나온 화서역, 호매실지구 일대가 난리다. 호매실은 강남과 이어지는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는 안도감에, 화서역은 1호선과 더블역세권이 되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C노선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터졌다.
호매실역이 예상되는 자리와 가까운 아파트인 금곡동 ‘호반베르디움 더 퍼스트’(전용 84㎡)는 이달 초만해도 6억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이 발표된 날 거래된 가격은 6억8000만원으로 금새 튀어올랐고, 시장에 나와있는 호가는 8억~10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그나마 싸게 나온 매물들은 다주택자들이 전세끼고 내놓은 물건"이라며 "8억원 이상 매물이 기본이다"라고 전했다.
KT&G 부지에 개발돼 스타필드까지 예정된 '화서역 파크푸르지오'의 분양권은 두 배가 됐다. 전용 84㎡의 분양권은 10억원을 넘나들고 있고, 지난달 9억3230만원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프리미엄만 4억5000만원이 넘어갔지만 장안구다보니 제약은 없다. 일대는 대우건설이 2블록에서 665가구를 신규 분양할 예정이다. 영통구 일대는 광교신도시와 망포동 일대가 뜨겁다.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전용면적 84㎡ 기준)는 지난해 초 8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망포동 일대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는 영통지구 세입자들의 수요까지 겹치면서 분양가 대비 3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이처럼 나날이 가격이 치솟으면서 따라잡기에 실패한(?) 수요자들은 망포4지구 3~5블록에서 분양될 '영통 아이파크 캐슬' 아파트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1블록(1783가구)과 2블록(1162가구)이 입주했고 3~5블록은 지난해부터 분양을 저울질하고 있다.
분위기가 이처럼 뜨거워지면서 예비청약자들은 물론이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규제의 칼날이 올까 눈치를 보고 있다. 수원 비규제지역에서는 전용 85㎡ 미만의 경우 추첨 60%, 가점 40%로 당첨자를 뽑고 있다. 규제가 들어온다면 낮은 가점이 당첨되기 어려워지고, 당첨이 되더라도 대출이 어려울 것으로 봐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분양가가 이미 정해져 있고, 사실상 수도권에서만 제대로된 사업이 가능한 상황이다"라며 "분양가 책정을 두고 줄다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위 떴다방이나 업자들이 규제를 피해 먹을 게 많은 수원으로 몰리는 건 당연하다"며 "수원은 인구도 많고 호재도 많다보니 신규수요가 받쳐줄 여력이 된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 수지구, 교육 수요까지 겹쳐 새 아파트 '급등'
용인과 성남은 신분당선을 중심으로 강남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호재가 새로울 게 없었던 지역이고, 교육제도 개편으로 학군수요 정도가 늘어났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용인시 수지구 일대는 미분양이었던 아파트들의 분양권에 수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성남시 분당구 일대는 워낙 규제가 심했던 터라 눈에 띄는 들썩임은 적지만,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매동의 B공인 관계자는 "성남과 용인은 서울의 강남의 매매가나 전셋값이 오르면 연쇄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곳이다"라며 "새 아파트를 찾는 사람은 용인 신축으로, 강남 접근성을 찾는 사람은 판교보다 덜오른 성남에서 구축 매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1월 기준으로 국토교통부의 외지인 거래량을 봐도 알 수 있다. 성남시 수정구가 외지인 거래비율은 36.2%(89건), 중원구가 27.7%(57건), 분당구가 18.7%(189건)을 보이고 있다. 수정구는 89건 중 서울에서 온 거래가 72건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를 시세로 받아들이는 한편, '마용성의 데자뷰'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성복동의 C공인은 지난해 입주한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이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단지의 전용 84㎡A형은 최근 11억72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역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 입주한 지 만 1년이 안되는 단지다보니 사실상 매물이 거의 없었고, 전월세거래만 이뤄지던 단지였다. 그러다가 모처럼 매물이 나왔는데, 가격이 급격히 튀어올랐다는 것이다. 지난 9월에 거래된 매물만해도 융자가 많은 집이 6억40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보통 8억원을 형성하고 있었던 단지였다.
매매물건은 오히려 부근에 'e편한세상수지'가 많았다는 전언이다. 이 단지는 입주 2년차가 넘어가면서 매물이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8억~9억원대에 거래가 형성됐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9억원 선에 맞추면서 심리적인 저항선인 9억원 안팎에 거래가 되던 동네였다는 것이다.
C공인 관계자는 "매매가가 11억7200만원에 성사되면서 기존 집주인들도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매물도 나오고 있다"라며 "신축 아파트가 입주도 끝났는데, 단기간에 갑자기 수억원이 급등하는 건 그만큼 더 오를 기대감이 있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의 규제과 강남 집값 급등 후 올랐던 마용성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에도 '이게 뭐지'하는 분위기였지만, 금새 시세로 정착되면서 고가 아파트 지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지구 일대에서는 올해와 내년초까지 대단지 아파트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들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이었던 단지였다. 이제는 수억원의 웃돈이 붙은데다 상승 기대감이 겹치면서 매물이 들어간 상태다. 오는 3월 입주하는 '동천 더샵 이스트포레'의 전용 84㎡는 지난해 8억원 가량에 거래됐지만, 이제는 호가가 9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분양권에 4억원 가량의 웃돈이 얹어졌다.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1차와 2차 단지 모두 전용 84㎡의 분양권이 9억원 안팎에 나와있다.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며 미분양됐던 단지였지만, 이제는 논란이 무색하게 됐다.
분당과 판교신도시로 대표되는 성남은 분당과 판교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판교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분당에서는 연말에 최고가를 찍는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매동의 이매촌 진흥, 한신, 풍림, 금강, 삼환, 삼호, 성지, 청구 등이 줄줄이 지난 달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소형은 물론이고 중형, 대형에 이르기까지 면적을 막론하고 최고가 행진이다. 분당선과 경강선의 더블역세권과 인접한 이매촌 성지아파트(전용 84㎡)는 작년 5월 8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해말에는 10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이제는 나와있는 매물의 최고가가 12억원에 이른다. 판교신도시와도 매매가 차이가 몇억원 안팎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정부에서는 풍선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경기 남부지역은 강남의 풍선효과를 단골로 겪었던 곳이다"라며 "규제가 미치 못하는 곳에서 과열징후를 보이고 있어 점검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