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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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시장은 설 연휴 앞뒤로 어떻게 움직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상승장인 경우가 많을 것 같다. 뉴스에는 정부가 기업 특별지원금을 풀거나 통화당국이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기업도 직원들에게 명절 특별 상여금을 줘 개인들의 주머니가 빵빵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일정한 경향성도 없이 거의 반반의 확률로 코스닥지수가 오르거나 떨어진다. 종잡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설 명절 앞뒤로 코스닥지수 동향을 살펴본 결과다.

연휴를 중심으로 앞뒤 일정 기간 동안 코스닥지수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봤다. 먼저 연휴 시작 일주일 전부터 연휴 직전 거래일까지다. 올해는 16일 코스닥지수 종가가 686.52포인트였고 연휴 직전일인 23일은 685.57포인트였다. 0.9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그러나 2019년에는 같은 기간 5.54포인트 올랐고 2018년에도 18.07포인트 올랐다. 반대로 2017년과 2016년에는 떨어졌다. 그보다 이전 시점을 보면 2015년, 2013년, 2011년에는 올랐고 2014년, 2012년에는 떨어졌다.

시점을 바꿔 봐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연휴 직전 거래일부터 직후 거래일까지를 코스닥지수 동향을 살펴봤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가 상승한 해는 2019년, 2018년, 2015년, 2011년이다. 하락한 해는 2017년, 2016년, 2014년, 2013년, 2012년이다. 연휴 직후 거래일부터 그로부터 7일 뒤까지는 2019년, 2015년, 2014년, 2013년, 2012년에 상승했고 2018년, 2017년, 2016년, 2011년 하락했다.

연도별로 묶어서 구분해봐도 마찬가지다. 매년 연휴 시작 7일 전부터 직전 거래일까지, 직전 거래일부터 직후 거래일까지, 직후 거래일부터 7일 뒤까지 코스닥지수 동향을 살펴봤다. 2019년에는 모든 시점에서 코스닥지수가 상승했다. 그러나 2017년과 2016년에는 모든 시점에서 하락했다. 다른 연도에는 상승과 하락이 적당히 뒤섞여 있다.

증권가에는 연말에 주가 지수가 오른다고 보는 속설이 있다. 이를 ‘산타 랠리’라고 부른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이 또한 항상 지켜지는 법칙은 아니다. 12월 코스피지수 동향을 보면 2019년에는 월초부터 월말까지 올랐으나 2018년에는 떨어졌다. 12월 미국 다우존스 지수도 2019년에는 상승, 2018년에는 하락이었다.

한마디로 연중 특정 기간에 증시가 항상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증시는 불규칙하고, 예측하기 어렵게 움직인다. 산타 랠리나 명절 특수 같은 통설은 물론이고, 소위 ‘과학적인 방법’으로 일컬어지는 퀀트 분석을 해도 예측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지난해 7월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12월에는 크게 상승했지만 이를 미리 예측한 전문가는 거의 없다”며 “일이 벌어지고 나면 왜 그랬는지 뒤늦게 말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