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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마다 '국민 머슴'되는 112·119…황당 신고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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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휴대전화 찾아달라" "전기장판 켜놓고 온듯한데 봐달라"
    명절마다 '국민 머슴'되는 112·119…황당 신고에 몸살
    지난해 9월 추석 연휴에 서울 영등포구의 한 파출소에 "술을 마시고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으니 찾아달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관 2명이 출동해 신고자가 말한 지점 일대를 1시간쯤 뒤졌지만 휴대전화를 찾을 수 없었다.

    신고자에게 "찾을 수가 없다"고 하니 술에 취한 목소리로 "무조건 찾아달라. 안 찾아주면 민원을 넣겠다"고 해 경찰관들이 한참 애를 먹었다고 한다.

    명절 연휴가 되면 112·119에 황당한 신고가 여럿 접수돼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긴급하지 않은 신고를 처리하느라 정작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대응이 늦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선 파출소의 한 팀장은 24일 "명절 때만 되면 황당한 신고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들어온다"며 "명절을 맞아 술을 많이 마신 사람들이 '무조건 해달라',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민원을 넣겠다'고 우기는 일이 많아 일단 출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친척·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로 파출소에 들어와 "집까지 태워다 달라"고 하는 민원인도 있다고 한다.

    소방관들도 명절 연휴기간에 이런 신고에 시달리기는 경찰관들과 매한가지다.

    '전 부치다 기름이 튀었으니 직접 와서 응급처치해 달라', '집에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시골에 온 것 같으니 직접 가서 확인해 달라'는 식의 긴급하지 않은 민원전화가 많다고 한다.

    한 소방관은 "몸이 아프다고 해서 가 보면 '명절에 혼자 집에 있다 보니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소방관을 불렀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명절마다 '국민 머슴'되는 112·119…황당 신고에 몸살
    오랜만에 모인 가족끼리 술을 마시고 말다툼하다가 싸움이 커져 112 신고에까지 이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파출소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형제들이 오랜만에 술을 마시며 대화하다 부모님을 모시는 일이나 유산, 제사 등 문제로 싸움이 나 '형이 내 멱살을 잡았다'거나 '동생이 집안에서 물건을 부수고 있다'며 신고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도 112 신고가 되면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일단 출동은 해야 한다.

    한 경찰관은 "현장에 출동해 싸움을 말리다가 말이 안 통하면 가정폭력으로 입건해 조사하게 된다"며 "명절에는 다소 황당한 신고들로 인력 낭비가 심하다"고 했다.

    소방기본법은 화재 또는 구조·구급이 필요한 상황을 거짓 신고하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112 허위신고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6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질 수 있고, 죄질이 나쁜 허위신고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이나 소방에 사소한 민원을 요청하는 신고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이 없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공권력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사회 안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며 "내 이기심 때문에 더 긴급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이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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