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브리아 주지사 후보 지원 유세서 돌발 발언…"추잡한 발언" 비판
이탈리아 정계의 '추문제조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3) 전 총리가 동료 여성 정치인을 두고 성적으로 모욕하는 발언을 해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자신이 창당한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소속으로 26일(현지시간) 치러질 칼라브리아주(州) 지방선거 주지사 후보로 출마한 졸레 산텔리 하원의원의 지원 유세에서다.

dpa 통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3일 칼라브리아주 트로페아 지역에서 한 지원 연설에서 "내가 이 여성(졸레 산텔리)을 알게 된 건 26년 전이지만 나는 한 번도 그와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 여성은 내 정당의 일원으로 나와 함께 했고, 내 정부에선 법무부 차관을 지낸 인물"이라고 부연했다.

성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나 정치적으로는 깊은 관계를 맺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당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돌발 발언에 청중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옆에 서 있던 산텔리는 다소 당황해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돌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른 정당에서도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중도좌파 정당 민주당 소속 정치인 카밀라 스감바토는 "추잡하고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이는 그의 남성 중심적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스스럼없이 자신을 '바람둥이'라고 칭하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과거에도 공개된 자리에서 여성을 희롱하는 듯한 수위 높은 발언을 일삼아 여러 차례 비판받은 장본인이다.

1994년 이래 총리를 세 번이나 지낸 그는 재임 시절인 2010년 여러 모델을 자신이 별장으로 불러들여 섹스 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한 재판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