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이미 1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을 것이라는 영국 보건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공중위생 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내가 아는 한 감염자는 현재 1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현재 중국 보건당국이 발표한 확진자 수 2744명의 50배에 가까운 수치다.

다만 그는 "감염자 숫자가 3만명에서 20만명 사이일 수 있다"며 일부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그는 "수많은 사람이 감염됐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퍼거슨 교수는 유럽에서도 많은 감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 전역에 현재 많은 수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있다"며 "중국이 이를 통제하지 않는 한 우리도 사례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한 폐렴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달리 별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세가 경미한 보균자들이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주위에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으로 입국한 우한 폐렴의 세 번째 확진자(54)는 지난 20일 입국했을 당시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공항 검역 과정에서 '능동 감시' 대상에서도 빠졌다. 그는 입국 사흘째인 22일 열감과 오한, 몸살기가 있어 해열제를 복용해 증상이 다소 호전되기도 했다.

그러나 증상이 처음 나타난 지 나흘만인 25일 간헐적 기침과 가래증상이 발생했다. 이에 그는 보건당국에 신고했으며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처음 증상이 나타난 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격리되기까지 나흘간이나 지역사회에 머물렀다.

웬디 바클레이 임페리얼칼리지 전염병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독감이나 감기와) 똑같이 작동한다고 해도 크게 놀랍지 않다"며 "만약 그렇다고 입증되면 확산을 막는 것은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며 공항 검색 같은 방법으로는 바이러스를 저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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