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엠 등장으로 알뜰폰 업계 판도 변화…올해 5G 알뜰폰이 '기회'

5G 상용화에 따른 이통3사 마케팅 경쟁 심화로 작년 한 해에만 알뜰폰 번호이동 고객이 30만명 가까이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는 알뜰폰에도 5G가 본격 도입되고 5G 중저가폰도 출시되면서 알뜰폰이 이통사로 이탈하는 가입자를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알뜰폰→이통사 이탈 '가속화'…작년만 번호이동 30만명 순감(종합)
2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작년 1∼12월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이동을 한 고객은 70만5천90명으로 재작년(69만2천352명)보다 1만명 이상 증가했다.

반면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긴 고객은 42만8천561명으로 2018년(56만4천501명)보다 10만명 이상 줄어들었다.

알뜰폰에서 이통사로 이탈한 고객이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고객보다 10배 많아지면서 알뜰폰 전체 번호이동 이용자는 27만6천529명 순감했다.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는 계속해서 순증을 이어가다 작년 처음으로 12만7천851명이 순감했는데, 순감 폭이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알뜰폰 전체 가입 회선 수도 작년 11월 말 기준 786만 9천230명으로 작년 1월(803만 2천267명)보다 16만명 줄어들었다.

알뜰폰 가입자 이탈 요인으로는 2018년 이통3사가 보편요금제 수준으로 요금제를 개편한 여파와 함께 작년 4월 5G 상용화와 함께 일어난 '불법보조금 대란'이 꼽힌다.

작년 7∼8월까지 5G 고객을 유치하려는 이통사들이 공시지원금과 불법 리베이트 경쟁을 벌이면서 알뜰폰이 소외됐고, 이로 인해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말에는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어 침체한 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으리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대형 업체 '쏠림'이 일어나리라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리브엠'이 본격 출범한 이후 이달 22일까지 총 1만 1천574건의 신규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 중 48.7%(대기업 계열 MVNO 42.7%, 중소 MVNO 6%)가 다른 알뜰폰을 이용하다 넘어온 소비자였고, 51.3%가 통신3사를 쓰다 넘어온 소비자였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리브엠이 현금 할인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모으고 있는데, 이통3사로부터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보다 알뜰폰 내부에서 가입자를 가져가는 수치가 많아 중소 알뜰폰 업체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가 경쟁자가 아닌 협력사로 인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MVNO 사업자들과 상생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알뜰폰에도 5G 도입이 본격화하고 유무선 결합상품 할인, 망 도매대가 인하 등이 이뤄지는 것은 업계에 긍정적인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LG헬로(옛 CJ헬로)를 인수한 LG유플러스가 알뜰폰에 유무선 결합상품을 동등 제공하기로 하고 5G 도매대가를 인하해 알뜰폰 요금제가 더욱 낮아질 전망"이라며 "올해 중반 5G 중저가폰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알뜰폰 업계에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