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마켓인텔리전스 협의회' 만든다
신한금융그룹이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마켓인텔리전스(MI) 협의회’를 구성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금융그룹 전체가 빠르게 공유하면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미래전략연구소 주도로 마켓인텔리전스 협의회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을 최근 실시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오는 3월 연임을 확정하고 추진한 첫 조직개편이다.

마켓인텔리전스는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분석, 공유 및 활용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2004년 영국 중앙은행이 마켓인텔리전스 조직을 처음 도입했다.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 유럽 중앙은행, 한국은행 등에서도 운용하기 시작했다.

신한금융이 이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파생결합증권(DLS) 사태 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일을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시장 분석 및 위험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신한금융 측은 판단했다.

협의회 신설은 다음달 이건혁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장(대표)이 공식 취임하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협의회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꾸려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조사관, 재정경제부 장관자문관, 삼성전자 미래전략커뮤니케이션 부사장 등을 지낸 거시경제 전문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거시적 관점에서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높이는 게 중요 목적”이라며 “각 자회사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사업 전략에 보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엔 그룹 및 주요 자회사의 리서치,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지속가능경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신경 썼다. 그룹의 전략 부문을 전략, 지속가능경영 부문으로 나눴다. 지속가능성장 및 융복합형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인재경영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 그룹 경영전략 전반을 챙기는 경영혁신팀을 전략기획팀과 경영관리팀으로 세분화했다. 전략기획팀은 그룹 전략수립과 인수합병(M&A),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기획 업무를 챙긴다. 경영관리팀은 자회사 관리를 중점적으로 맡는다.

이밖에 소비자 보호 및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준법지원팀, 감사팀 등 주요 부서에 추가한 것도 변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각 부서에서 소비자 보호 및 내부통제를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