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첫 SUV GV80, 깜빡이 켜면 스스로 차선 변경…운전자 습관 자율주행에 반영

정체 때도 끼어드는 차와 간격 유지
AR로 실제 주행영상 위에 길 안내

앞면 방패 그릴과 네 개의 램프
완만한 포물선으로 날렵한 옆면
역동적 우아함과 실내 '여백의 미' 조화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만든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가 공개됐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각종 안전 및 편의사양을 주무기로 내세웠다.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켜면 차로를 스스로 바꾸는 기능과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노면 소음 저감장치 등 최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BMW의 X5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 1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GV80 3.0 디젤 모델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이날 공개된 GV80 모델은 후륜구동 기반으로,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얹었다. 최고 출력은 278마력(PS), 최대 토크는 60.0㎏·m다. 복합 연비는 L당 11.8㎞(19인치 타이어 기준)다. 외부 디자인은 ‘역동적 우아함’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앞부분의 방패를 연상시키는 크레스트 그릴과 램프 네 개(쿼드램프)를 전면에 내세웠다. 옆부분은 지붕 선이 쿠페처럼 날렵하게 떨어진다. 쿼드램프에서 시작하는 완만한 포물선은 역동적 느낌을 준다. 앞뒤에 달린 쿼드램프는 두 줄로 돼 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전무)은 “두 줄의 램프 디자인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내는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내 전면부 중앙을 가로지르는 송풍구 디자인은 수평적 공간감을 나타냈다. 중앙부(센터패시아)의 조작 버튼 개수를 줄였다. 중앙 콘솔에 회전 조작계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를 적용해 조작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차체 외부 색은 카디프 그린, 우유니 화이트, 비크 블랙 등 11가지다. 내부 색은 옵시디언 블랙 모노톤 등 다섯 종류가 있다.

현대차가 보유한 최첨단 기술 다수가 이 차에 적용됐다. 부분 자율주행 기능이 대표적이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로를 스스로 바꾸고, 시속 20㎞ 이하 정체 상황에서도 끼어드는 차량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준다.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자동차가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주행 성향을 학습하고 그 결과를 자율주행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장착했다. 실제 주행영상 위에 가상의 안내선을 입혀 길을 쉽게 찾게 해준다. 통합 컨트롤러(필기 인식 조작계)를 이용하면 손으로 글씨를 써 목적지를 설정할 수도 있다. 능동형 노면 소음 저감기술(RANC)도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주행 중 길에서 나는 소음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0.002초 만에 반대 음파를 발생시켜 노면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이다. 편의 및 안전 사양은 디테일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운전석에 7개 공기주머니를 개별적으로 제어해 스트레칭 모드를 제공하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대표적이다. 충돌 땐 충격량에 따라 압력을 제어하는 에어백 10개를 장착했다.

가격은 디젤 모델 기준 6580만원부터다. 옵션을 붙이면 7000만원 중반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풀옵션을 갖추면 8900만원에 달한다. 경쟁 차종인 벤츠 GLE와 BMW X5, 아우디 Q7 등의 가격은 7990만~1억4600만원 수준이다. 가솔린 모델은 추후 출시된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연간 2만4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출시 첫날에만 1만5000대가량 팔리면서 판매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