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치료제 개발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치료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약물은 없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특성상 변이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변이가 나타나는 속도도 빨라 약물 또는 백신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사스와 메르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는 사스와 77%, 메르스와 50% 일치한다. 하지만 치료제가 없다고 해서 병이 나을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러스성 감기도 맞춤형 치료제가 없지만 해열진통제 등 감기약을 사용하고 대증 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항생제와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증세를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 임시방편으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치료제를 투여하고 효과를 시험 중이다. 애브비가 개발한 ‘칼레트라’로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성분으로 이뤄진 의약품이다. 에이즈 치료제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다른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질병에도 효과를 보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테노포비르 성분의 항바이러스제가 대표적이다. 이 약물은 에이즈뿐만 아니라 B형 간염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제약업계는 기존에 허가를 받은 항바이러스 약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에게 시험 중인 의약품 30가지 중 3분의 1 이상이 HIV 치료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HIV 치료제는 사스와 메르스 치료에도 시험적으로 사용됐지만 적극적으로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번 사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도 활발하다.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분리해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백신 개발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확산 시기가 지나면 임상시험 등을 위한 환자 모집이 어렵고,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