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축제 얼음낚시터 하루 휴장…"대안 모색할 시점"

'겨울축제 1번지' 강원도 겨울축제장 곳곳이 최근 이어지는 이상기후에 된서리를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겨울아 어디 갔니…이상기후에 강원 겨울축제 '된서리'
축제와 기후 전문가들은 점점 급변하는 이상기온에 대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추위의 대명사 강원도 내 축제장은 매년 꽁꽁 얼어붙은 강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구멍을 뚫어 축제를 열고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전혀 딴판이다.

올겨울 유독 포근한 날씨에 축제장 주 무대인 강에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메인 프로그램인 낚시터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겨울아 어디 갔니…이상기후에 강원 겨울축제 '된서리'
국내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는 개막을 두차례 연기한 끝에 27일 개장했지만, 이틀째인 28일 하루 얼음낚시터를 휴장했다.

일부 예약 낚시터만 한때 운영했을 뿐 얼음 벌판에서 이뤄졌던 체험프로그램은 문을 닫았다.

연일 이어진 포근한 날씨에 관광객 안전을 위해서다.

실제로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5도를 보여 지난해 같은 날(1월 28일) 영하 1도를 보인 것에 비해 6도가량 높았다.

축제장 얼음낚시터 얼음두께가 18m가량이지만, 강도가 약해져 안전을 위협했다.

이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얼음낚시터 대신 루어 등 수상낚시터와 다른 체험 프로그램으로 발길을 돌렸다.

화천군은 일 년 동안 준비한 축제 메인프로그램인 얼음낚시터 운영이 차질이 빚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개막을 앞두고 때아닌 겨울비에 축제장 일부가 침수, 불가피하게 축제를 두차례 연기하면서까지 축제장 얼음판을 되살리고자 했지만, 겨울답지 않은 기온이 발목을 붙잡았다.

축제장 수온을 더 떨어뜨리기 위해 강물에 눈을 쏟아붓고, 제설기를 동원하는 등 눈물겨운 활동도 영상의 기온에 속수무책이었다.

겨울아 어디 갔니…이상기후에 강원 겨울축제 '된서리'
축제장이 위치한 화천천이 지형 특성상 차가운 골짜기 바람이 부는 데다 그동안 축적한 얼음 얼리는 노하우를 총동원하면 남은 축제 기간 낚시터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불안감은 떨치지 못하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축제를 위해 1년 내내 준비했지만, 날씨가 도저히 맞지 않아 불가피하게 이날 하루 낚시터 운영을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기상 상황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으로 날씨가 추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다른 지역 겨울축제도 이상기온에 따른 차질이 잇따랐다.

평창 송어축제는 때아닌 겨울비로 인해 7일부터 얼음낚시터를 운영하지 못하는 등 차질을 빚었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는 7∼16일 축제를 잠정 중단하고 다시 인공 눈을 만드는 등 긴급 복구해 지난 17일 재개장했다.

하지만, 축제 행사장인 오대천의 얼음이 안전한 수준으로 얼지않아 맨손잡기와 실내낚시터, 눈썰매 등 체험시설만 운영하고 애초 계획대로 내달 2일 폐막하기로 했다.

'원조 겨울축제'를 슬로건으로 열렸던 인제빙어축제도 애초 다음 달 2일까지 운영키로 했다가 앞당겨 27일 폐막했다.

겨울아 어디 갔니…이상기후에 강원 겨울축제 '된서리'
설 연휴 기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점차 얇아지는 빙어호의 얼음 두께 등 방문객 안전을 최우선 고려한 결정이었다.

지난 26일 폐막한 홍천강 꽁꽁축제는 축제 기간 얼음이 얼지 않아 아예 육지 행사와 수상에서 즐기는 루어낚시터 위주로 진행됐다.

아울러 도저히 얼지 않는 홍천강 위에 인공시설물인 부교낚시터를 만들어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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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교낚시터 위에 얼음 구멍을 만들어 낚싯대를 드리운 것으로 송어를 잡는 손맛을 즐기도록 한 자구책이었다.

홍천군은 앞으로 이상고온 현상에 대응해 전천후 겨울축제를 고민하기로 했다.

이원학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겨울철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며 "날씨에 의존한 겨울축제를 벗어난 축제 아이템을 발굴하고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