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체류지 전수조사…고향 간 학생들 입국 연기 요청
귀국 학생은 자가격리 조처…유학생 참여 프로그램 잠정 중단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 우려로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충북 지역 대학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충북 대학들 중국인 유학생 관리 비상
28일 대학알리미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충북대 등 도내 11개 대학의 전체 유학생 3천135명(작년 4월 기준) 가운데 중국 국적의 학생은 1천646명으로 절반이 넘는 52.5%를 차지한다.

각 대학은 일제히 비상대책반을 꾸려 이들 학생의 중국 왕래를 예의 주시하며 국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내 대학 중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충북대는 한국어 연수 과정생을 포함해 942명의 중국인 학생이 재학 중이다.

충북대는 이들에게 연락해 춘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했다 돌아온 학생을 파악하는 한편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을 다녀온 학생은 무증상자라 하더라도 잠복기를 고려해 귀국일 기준 14일 동안 자가 격리하도록 했다.

최근 중국에서 입국한 뒤 자가 격리 조처된 유학생 1명의 경우 9일이 지난 현재 이상 증상이나 발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대는 또 올해 1학기 중 중국에 파견 예정이던 교환학생 23명과 유치학생 70명은 2학기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고, 한국어연수부는 28∼29일 이틀간 잠정 폐쇄한 뒤 29일에 연장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재중 동포를 포함해 642명의 중국인 학생이 있는 청주대 역시 이날 비상대책 회의를 열어 중국인 학생의 입국을 최대한 늦추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청주대는 우선 춘절을 맞아 대부분 고향으로 떠난 학생들에게 SNS를 활용한 긴급 서신을 보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입국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충북 대학들 중국인 유학생 관리 비상
현재 기거 중인 중국 내 또는 국내 소재지가 어디인지 회신해 줄 것과 개인위생 및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지켜줄 것도 당부했다.

또 다음 달 3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중국인 학생 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계절학기 프로그램과 같은 달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진행하려던 북경 중영인 교육훈련학교 2차 실기면접을 무기한 연기했다.

오는 3월 2일 개강 예정인 한국어교육센터는 추이를 지켜본 후 개강 연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인 교수 14명에 대해서도 출입국 여부와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는 등 관리에 들어갔다.

청주대 관계자는 "부총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일일회의를 여는 등 대학 내부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서원대는 중국 내 교환학생 및 체류자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해당 학생에게 감염병 발생 지역 철수 권고 서한 및 대응 매뉴얼을 개별 발송할 예정이다.

특히 2020학년도 교환학생 및 단기연수생 파견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고려하고 있다.

제천에 있는 세명대는 중국인 학생 140명 중 28명이 춘절을 맞아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이 입국하면 일정 기간 자택격리 뒤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들이 참여하는 수업의 휴강 여부도 논의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