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어려워지면 Fed가 나설 것"…월가의 신흥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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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뉴욕 증시의 하락폭이 10%에 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미 중앙은행(Fed)의 방어로 그 폭이 훨씬 더 적을 것으로 기대한다."
C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한 기사의 제목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날로 확산되고 있지만, 뉴욕 증시는 이날 1% 이상 반등했습니다. 우려가 줄어서가 아닙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Fed가 나서줄 것이란 강력한 믿음 덕분입니다.
Fed는 이날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첫날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회의 결과는 미 동부 시간 29일 오후 2시, 한국 시간 30일 새벽 4시에 공개됩니다.
당초 Fed는 이번 회의에서 은행들이 맡긴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해 주는 이자, 즉 초과지준부리(IOER)를 5bp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되어 왔습니다.
현재 기준금리가 1.5~1.75%인데, IOER을 1.55%여서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FOMC 때 일부 위원은 IOER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IOER 인상은 기술적 요인이지만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지준에 대해 받는 금리가 높아지면 레포(환매조건부채권) 시장 등을 통해 운용할 필요가 줄어들게 됩니다. 시장 유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요.
Fed는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돈을 풀어왔습니다. 매월 600억달러를 투입해 단기 국채를 사들였고, 레포 시장의 금리 안정을 위해 레포 운용에 수천억달러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레포 시장이 안정되고, Fed의 자산이 다시 4조달러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이제 돈줄을 서서히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Fed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뉴욕 증시 폭등을 부추겼다는 일부 비난도 나오고 있지요. Fed는 이에 따라 이달 초 레포 운용 자금을 다음달 4일부터 소폭 줄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단기 국채 매입 축소, 레포 운용 축소 등 관련 스케쥴에 대해 언급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시장이 흔들리면서 이런 예측은 쏙 들어가버렸습니다. 월가의 채권 매니저는 "이번 회의에서 Fed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말 외에는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은데, 유동성 축소로 오해받을 수 있는 언급이나 행동을 했다가 폭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IOER 조차 조정하지 않고 넘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돕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기술적 요인에 따른 조정이지만,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탓입니다. 시장에는 이처럼 Fed가 '시장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합니다.
금리를 올리던 파월 의장이 2018년 말 시장 폭락세를 겪은 뒤 비둘기로 전환했습니다. 작년 7~10월 세차례나 금리를 내리고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해왔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때는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지속적이고 상당한 물가상승을 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상당기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Fed는 올 상반기 발표를 목표로 새로운 인플레이션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플레가 기존 목표인 2%를 넘어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상당기간 용인할 수 있다는 걸 공식화시키는 겁니다. 국내적 편차(2%를 넘어도 그동안 2%가 안됐던 기간을 감안하겠다), 글로벌 요인(미국과 연관된 국가들은 인플레가 높지 않다) 등을 집어넣는 겁니다.
여기에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갑작스런 배신(?)에 심기가 불편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부채 상환'을 이유로 또 다시 금리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어제 [월스트리트나우]에서 썼듯 월가에서는 Fed가 코로나바이러스 역풍을 조만간 금리 인하로 맞서줄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실제 전날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선 올 9월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베팅이 50%를 넘어섰습니다.
Fed는 과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까요. 파월 의장은 얼마나 대단한 비둘기일까요. 내일 새벽 4시 Fed의 결정이 발표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C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한 기사의 제목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날로 확산되고 있지만, 뉴욕 증시는 이날 1% 이상 반등했습니다. 우려가 줄어서가 아닙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Fed가 나서줄 것이란 강력한 믿음 덕분입니다.
Fed는 이날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첫날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회의 결과는 미 동부 시간 29일 오후 2시, 한국 시간 30일 새벽 4시에 공개됩니다.
당초 Fed는 이번 회의에서 은행들이 맡긴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해 주는 이자, 즉 초과지준부리(IOER)를 5bp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되어 왔습니다.
현재 기준금리가 1.5~1.75%인데, IOER을 1.55%여서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FOMC 때 일부 위원은 IOER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IOER 인상은 기술적 요인이지만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지준에 대해 받는 금리가 높아지면 레포(환매조건부채권) 시장 등을 통해 운용할 필요가 줄어들게 됩니다. 시장 유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요.
Fed는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돈을 풀어왔습니다. 매월 600억달러를 투입해 단기 국채를 사들였고, 레포 시장의 금리 안정을 위해 레포 운용에 수천억달러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레포 시장이 안정되고, Fed의 자산이 다시 4조달러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이제 돈줄을 서서히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Fed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뉴욕 증시 폭등을 부추겼다는 일부 비난도 나오고 있지요. Fed는 이에 따라 이달 초 레포 운용 자금을 다음달 4일부터 소폭 줄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단기 국채 매입 축소, 레포 운용 축소 등 관련 스케쥴에 대해 언급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시장이 흔들리면서 이런 예측은 쏙 들어가버렸습니다. 월가의 채권 매니저는 "이번 회의에서 Fed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말 외에는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은데, 유동성 축소로 오해받을 수 있는 언급이나 행동을 했다가 폭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IOER 조차 조정하지 않고 넘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돕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기술적 요인에 따른 조정이지만,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탓입니다. 시장에는 이처럼 Fed가 '시장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합니다.
금리를 올리던 파월 의장이 2018년 말 시장 폭락세를 겪은 뒤 비둘기로 전환했습니다. 작년 7~10월 세차례나 금리를 내리고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해왔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때는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지속적이고 상당한 물가상승을 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상당기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Fed는 올 상반기 발표를 목표로 새로운 인플레이션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플레가 기존 목표인 2%를 넘어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상당기간 용인할 수 있다는 걸 공식화시키는 겁니다. 국내적 편차(2%를 넘어도 그동안 2%가 안됐던 기간을 감안하겠다), 글로벌 요인(미국과 연관된 국가들은 인플레가 높지 않다) 등을 집어넣는 겁니다.
여기에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갑작스런 배신(?)에 심기가 불편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부채 상환'을 이유로 또 다시 금리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어제 [월스트리트나우]에서 썼듯 월가에서는 Fed가 코로나바이러스 역풍을 조만간 금리 인하로 맞서줄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실제 전날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선 올 9월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베팅이 50%를 넘어섰습니다.
Fed는 과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까요. 파월 의장은 얼마나 대단한 비둘기일까요. 내일 새벽 4시 Fed의 결정이 발표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