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공포'에도…외국인, IT株는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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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올 2056억 순매수 1위
삼성SDI·삼성전자·카카오도 쇼핑
"전염병으로 악영향 적은 IT주
조정 오래가지 않아…매수 기회"
삼성SDI·삼성전자·카카오도 쇼핑
"전염병으로 악영향 적은 IT주
조정 오래가지 않아…매수 기회"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이후에도 외국인은 주요 정보기술(IT)주를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이 이들 종목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소비재 등에 비해 훨씬 낮은 데다 미국발(發) 4차 산업혁명과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을 배경으로 기술주 만한 투자 대안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조정장에서 IT주 주가가 빠질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외국인, 우한 사태에도 IT주는 매수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기를 205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삼성전자(1977억원), 삼성SDI(1814억원), 카카오(1130억원) 등도 순매수 우위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IT 관련 종목이었다.
설 연휴 뒤 증시 조정이 본격화한 이후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최근 이틀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264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이탈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삼성전기(162억원), 삼성SDI(154억원) 등은 순매수세를 유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동진쎄미켐(58억원), 젬백스(50억원) 등 IT 관련 부품주를 사들였다.
대형 반도체주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지만 주가가 빠진 틈을 타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28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138억원, 4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그러나 곧바로 다음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85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23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다시 주워담기 시작했다.
과거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왔을 때부터 정부가 사실상 종식 선언을 할 때까지(2015년 5월 20일~7월 6일) 코스피지수는 3.16%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IT 관련주를 줄곧 매수했다.
실적 악영향 가능성 낮고 밸류 높아져
전문가들은 IT 기업이 전염병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낮은 점에 외국인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신종 바이러스 영향으로 중국 소비가 줄어들 경우 소비재와 수출 중간재가 집중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IT 수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발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어 이들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매수세에 영향을 미쳤다.
정 센터장은 “외국인은 글로벌 자산배분을 할 때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는 액티브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런 방식의 투자 대상은 결국 실적 전망이 좋고 우량한 IT 핵심주밖에 없다”며 “IT주가 빠질 때마다 외국인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최근 이틀간 5% 가까이 조정받았는데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곧 반등할 것으로 외국인은 보고 있다”며 “메르스나 사스 사태 때도 환자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를 때 주가가 바닥을 찍었는데 과거 경험상 지금이 바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IT주와 비(非)IT주 간 이익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라며 “미국 증시에서도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테크 주식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병훈/김동현 기자 hun@hankyung.com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기를 205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삼성전자(1977억원), 삼성SDI(1814억원), 카카오(1130억원) 등도 순매수 우위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IT 관련 종목이었다.
설 연휴 뒤 증시 조정이 본격화한 이후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최근 이틀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264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이탈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삼성전기(162억원), 삼성SDI(154억원) 등은 순매수세를 유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동진쎄미켐(58억원), 젬백스(50억원) 등 IT 관련 부품주를 사들였다.
대형 반도체주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지만 주가가 빠진 틈을 타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28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138억원, 4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그러나 곧바로 다음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85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23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다시 주워담기 시작했다.
과거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왔을 때부터 정부가 사실상 종식 선언을 할 때까지(2015년 5월 20일~7월 6일) 코스피지수는 3.16%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IT 관련주를 줄곧 매수했다.
실적 악영향 가능성 낮고 밸류 높아져
전문가들은 IT 기업이 전염병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낮은 점에 외국인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신종 바이러스 영향으로 중국 소비가 줄어들 경우 소비재와 수출 중간재가 집중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IT 수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발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어 이들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매수세에 영향을 미쳤다.
정 센터장은 “외국인은 글로벌 자산배분을 할 때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는 액티브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런 방식의 투자 대상은 결국 실적 전망이 좋고 우량한 IT 핵심주밖에 없다”며 “IT주가 빠질 때마다 외국인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최근 이틀간 5% 가까이 조정받았는데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곧 반등할 것으로 외국인은 보고 있다”며 “메르스나 사스 사태 때도 환자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를 때 주가가 바닥을 찍었는데 과거 경험상 지금이 바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IT주와 비(非)IT주 간 이익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라며 “미국 증시에서도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테크 주식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병훈/김동현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