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만 사과 의사 전해
여론 눈치 보던 이해찬·이인영 뒤늦게 고개 숙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에게 당원교과서 등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ZA.21594375.1.jpg)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원 씨 논란과 관련해)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어제 영입 인재 중 한 분이 사퇴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서 "이후에는 당에서 사전에 철저히 조사·검증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 씨 사태와 관련해 사과 의사를 전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원내대표는 "음주운전 기준 등 변화된 시대 상황을 반영하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검증 기준에서 빠뜨린 부분들이 있는지 더 점검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원 씨의 당원 제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 결과에 따라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면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한다"며 "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 조사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원 씨 영입 직후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로 미투 단어가 제시될 정도로 소문이 있었는데 이를 따져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까지는 확인하지 못한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원 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난 27일과 원 씨가 영입 인재 자격을 반납한 28일까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당원 게시판에 연이은 비난이 쇄도하자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사과를 하며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28일에는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과 홍익표 수석대변인만이 입장을 표했다. 당시 김 비서실장은 "원 씨의 검증 단계에서는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그 영역까지 우리가 검증을 할 수 있는지를 미리 염두에 두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같은날 홍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나 여러 관련된 내용에 대한 확인을 통해서 결과에 따라서 원칙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생각"이라며 "인재영입과정에서도 보다 철저한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검증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 씨의 미투 의혹은 지난 2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됐다. 자신을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A 씨는 "원 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으로 저를 괴롭혀왔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원 씨는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한다"면서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라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