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보고 바이러스라 비웃어"…교민사회 등 아시아계에 '불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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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에 대한 유럽인의 경계심 속 교민들도 불편한 시선 받기도
아시아계 프랑스인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해시태그 캠페인
캐나다서는 "중국계 학생 등교말라" 청원에 9천여명 서명하기도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계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전반이 불편한 시선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 교민이 중국인으로 오인당하고 인종차별적인 조롱의 대상이 되는 등 아시아계 전체로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교민사회에서도 일상생활에서 불쾌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아시아계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교민사회에서 나온다.
유럽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처음 나온 프랑스에서는 한 아시아계 프랑스인 남성이 28일(현지시간) BFM 방송과 인터뷰에서 파리 시내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나오는 길에 한 무리의 청소년들에게 둘러싸여 욕설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7~8명 되는 무리 중 한 남자아이가 내 쪽으로 시선을 두지도 않은 채 '코로나바이러스가 온다'고 소리치면서 비웃었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아시아계, 특히 중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혐오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한 프랑스인 트위터 사용자는 기관총을 쏘는 영상을 올리고 "중국인을 보면 이렇게 하겠다"고 적어 비난을 샀다.
프랑스 거주 한국 동포 사회에서도 대중교통이나 상점에서 불쾌한 시선에 노출되거나 인종차별적 조롱을 들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재불교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상점에서 현금으로 계산할 때 점원이 지폐나 동전을 손으로 받지 않고 테이블에 놓으라고 불쾌하게 손짓을 한다거나, 학교에서 교사가 아시아계 학생에게만 손 세정제 사용을 강권하는 등의 경험담이 이어졌다.
한 재불교포는 "나를 향해 프랑스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비웃어 기분이 매우 나빴다"면서 "확진자가 늘면서 인종차별도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사태로 프랑스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 행태가 늘자 온라인에서는 이런 차별에 반대하는 캠페인도 시작됐다.
아시아에서 입양된 한 프랑스인 여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JeNeSuisPasUnVirus)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작해 확산하고 있다.
이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내가 기침을 하지 않는데도 남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걱정하게 된다"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은 저평가되거나 아예 다뤄지지도 않는다.
바이러스보다 더 나쁜 것은 시스템적인 인종 차별"이라고 말했다.
독일 교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독일인들이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한국 대학생들을 피하거나 욕을 하는 등 인종차별이 심해졌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재독교포 온라인 카페에는 "재채기를 딱 한 번 했더니 옆에 앉은 (독일인) 직원이 코로나바이러스 어쩌고 하면서 눈치를 주며 본인과 '거리를 유지하자'고 하더라"면서 "동양인이라 그러는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카페에는 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는데 한 남성으로부터 "너희 나라는 왜 박쥐와 쥐를 먹어서 병을 퍼트리느냐"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많은 유럽 도시에 여행 계획을 잡았다가 취소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했지만, 불편한 시선을 받으며 여행할 필요까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영국의 경우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중국인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에서는 아직 아시아계 차별이나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한 폐렴이 세계적으로 퍼질수록 아시아계에 대한 시선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BC 방송에 따르면 사립학교를 포함해 영국 550여 기숙학교가 속해있는 '기숙학교협회'(The Boarding Schools' Association)는 중국인 학생에 대한 차별적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각 학교에 주의를 촉구하는 지침을 내놨다.
중국 학생들은 영국 사립학교 내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학생이나 학생의 부모가 겨울방학 동안 중국을 다녀갔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침은 "그러한 편견이 있는 행동은 절대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침은 또 2월 중간방학 기간에 중국이나 홍콩에 여행을 가지 않도록 학부모들에게 권고하도록 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면서 베네치아에서 현지 10대 청소년들이 중국인 관광객 부부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로마의 중국계 커뮤니티 대변인인 루치아 킹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인을 겨냥한 불관용과 차별이 근절되길 희망한다면서 "누구나 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다.
이는 인종과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계가 많이 사는 캐나다에서도 우한 폐렴으로 인한 '반 아시안 감정'이 창궐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 북부 요크리전 교육위원회에는 최근 중국에서 돌아온 가족이 있는 학생들의 교실 출입을 통제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으며, 여기에는 9천여명이 서명했다.
이미 토론토 차이나타운의 일부 업체들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영업 둔화를 겪고 있다.
로이터는 "캐나다에서는 지금껏 우한 폐렴 확진자가 3명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심각한 '반 아시안 감정'이 창궐할 우려가 크다"며 이는 2000년대 초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떠올리게 한다고 우려했다.
(베를린 이광빈, 런던 박대한, 파리 김용래, 로마 전성훈 특파원)
/연합뉴스
아시아계 프랑스인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해시태그 캠페인
캐나다서는 "중국계 학생 등교말라" 청원에 9천여명 서명하기도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계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전반이 불편한 시선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 교민이 중국인으로 오인당하고 인종차별적인 조롱의 대상이 되는 등 아시아계 전체로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교민사회에서도 일상생활에서 불쾌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아시아계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교민사회에서 나온다.
유럽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처음 나온 프랑스에서는 한 아시아계 프랑스인 남성이 28일(현지시간) BFM 방송과 인터뷰에서 파리 시내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나오는 길에 한 무리의 청소년들에게 둘러싸여 욕설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7~8명 되는 무리 중 한 남자아이가 내 쪽으로 시선을 두지도 않은 채 '코로나바이러스가 온다'고 소리치면서 비웃었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아시아계, 특히 중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혐오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한 프랑스인 트위터 사용자는 기관총을 쏘는 영상을 올리고 "중국인을 보면 이렇게 하겠다"고 적어 비난을 샀다.
프랑스 거주 한국 동포 사회에서도 대중교통이나 상점에서 불쾌한 시선에 노출되거나 인종차별적 조롱을 들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재불교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상점에서 현금으로 계산할 때 점원이 지폐나 동전을 손으로 받지 않고 테이블에 놓으라고 불쾌하게 손짓을 한다거나, 학교에서 교사가 아시아계 학생에게만 손 세정제 사용을 강권하는 등의 경험담이 이어졌다.
한 재불교포는 "나를 향해 프랑스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비웃어 기분이 매우 나빴다"면서 "확진자가 늘면서 인종차별도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사태로 프랑스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 행태가 늘자 온라인에서는 이런 차별에 반대하는 캠페인도 시작됐다.
아시아에서 입양된 한 프랑스인 여성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JeNeSuisPasUnVirus)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작해 확산하고 있다.
이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내가 기침을 하지 않는데도 남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걱정하게 된다"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은 저평가되거나 아예 다뤄지지도 않는다.
바이러스보다 더 나쁜 것은 시스템적인 인종 차별"이라고 말했다.
독일 교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독일인들이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한국 대학생들을 피하거나 욕을 하는 등 인종차별이 심해졌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재독교포 온라인 카페에는 "재채기를 딱 한 번 했더니 옆에 앉은 (독일인) 직원이 코로나바이러스 어쩌고 하면서 눈치를 주며 본인과 '거리를 유지하자'고 하더라"면서 "동양인이라 그러는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카페에는 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는데 한 남성으로부터 "너희 나라는 왜 박쥐와 쥐를 먹어서 병을 퍼트리느냐"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많은 유럽 도시에 여행 계획을 잡았다가 취소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했지만, 불편한 시선을 받으며 여행할 필요까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영국의 경우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중국인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에서는 아직 아시아계 차별이나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한 폐렴이 세계적으로 퍼질수록 아시아계에 대한 시선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BC 방송에 따르면 사립학교를 포함해 영국 550여 기숙학교가 속해있는 '기숙학교협회'(The Boarding Schools' Association)는 중국인 학생에 대한 차별적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각 학교에 주의를 촉구하는 지침을 내놨다.
중국 학생들은 영국 사립학교 내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학생이나 학생의 부모가 겨울방학 동안 중국을 다녀갔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침은 "그러한 편견이 있는 행동은 절대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침은 또 2월 중간방학 기간에 중국이나 홍콩에 여행을 가지 않도록 학부모들에게 권고하도록 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면서 베네치아에서 현지 10대 청소년들이 중국인 관광객 부부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로마의 중국계 커뮤니티 대변인인 루치아 킹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인을 겨냥한 불관용과 차별이 근절되길 희망한다면서 "누구나 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다.
이는 인종과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계가 많이 사는 캐나다에서도 우한 폐렴으로 인한 '반 아시안 감정'이 창궐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 북부 요크리전 교육위원회에는 최근 중국에서 돌아온 가족이 있는 학생들의 교실 출입을 통제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으며, 여기에는 9천여명이 서명했다.
이미 토론토 차이나타운의 일부 업체들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영업 둔화를 겪고 있다.
로이터는 "캐나다에서는 지금껏 우한 폐렴 확진자가 3명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심각한 '반 아시안 감정'이 창궐할 우려가 크다"며 이는 2000년대 초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떠올리게 한다고 우려했다.
(베를린 이광빈, 런던 박대한, 파리 김용래, 로마 전성훈 특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