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폭풍 M&A'로 EMC 매출 3년새 80% 늘린 어펄마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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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의 밸류업 사례탐구
환경관련업체 단기간에 6곳 인수
상각전영업이익도 8배 수준 올려
신임 CEO 선임 후 경영효율화
핵심성과지표에 현장 목소리 반영
환경관련업체 단기간에 6곳 인수
상각전영업이익도 8배 수준 올려
신임 CEO 선임 후 경영효율화
핵심성과지표에 현장 목소리 반영
▶마켓인사이트 1월 29일 오후 2시22분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옛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은 2009년 수처리업체 코오롱워터앤에너지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재무적 투자자(FI)의 국내 첫 수처리업체 투자다. 수주 업종인 수처리산업 특유의 안정성과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전례가 없었던 만큼 투자는 최대한 신중하게 했다. 경영권 인수가 아니라 40.2%의 소수 지분 투자를 했다. 일정 기간 안에 기업공개(IPO)되지 않으면 코오롱그룹이 지분을 되사주는 ‘안전장치’도 넣었다. 어펄마 지분 투자 후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비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 비용 부담 탓이었다. 코오롱그룹 관심이 바이오 등 다른 분야에 집중되다 보니 핵심 역량을 키우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고민 끝에 어펄마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수처리사업을 아예 인수하기로 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2015년 수처리사업부문을 떼내어 환경시설주식회사(EMC)라는 신설법인을 세운 뒤 이듬해 어펄마가 이를 1200억원에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김태엽 어펄마 대표는 “투자자로 장기간 지켜본 결과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펄마는 인수 후 기존 인력을 다독이며 새로운 경영 전략을 실행할 최고경영자(CEO)가 필요했다. 오랜 기간 코오롱그룹에 근무했고 인수 당시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최고재무책임자(CFO)이던 임추섭 전무를 대표로 추대했다.
임 대표는 CEO 취임 즉시 경영 효율화 전략을 실행했다. 환경 관련 수주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수주성공률보다 수주성공 건수를 핵심성과지표(KPI)로 대신하는 등 현장 의견을 경영에 반영했다. 교육 프로그램, 평가 시스템도 바꿔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였다.
동종 업체들을 인수합병(M&A)해 회사 덩치를 빠르게 키우는 이른바 ‘볼트온 전략’에도 본격 나섰다. EMC를 단순 수처리업체에서 종합환경플랫폼업체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어펄마는 2017년 5월 폐기물 소각업체인 충청환경에너지(옛 대원에코그린) 지분 100%를 230억원에 인수하며 M&A의 첫발을 뗐다. 영업이익률이 24%에 달하는 알짜 회사였다. 곧이어 2017년 12월 경기환경에너지(거래금액 130억원)와 와이에스텍(750억원)을 연속해서 사들였고, 2018년 서남환경에너지(200억원)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경인환경에너지(750억원)와 경북환경에너지(500억원)를 품었다.
2016년 인수 후 3년여 만에 모두 6개 환경 관련 업체를 사들인 ‘폭풍 M&A’를 한 것이다. 어펄마는 이를 통해 2016년 2140억원이던 EMC 매출을 지난해 3808억원으로 3년 새 78% 늘렸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같은 기간 101억원에서 820억원으로 여덟 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심민현 어펄마캐피탈 부대표는 “EMC가 보유한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만 선별해 인수했다”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M&A한 결과 인수한 업체들이 아직 아무 문제 없이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펄마는 볼트온 전략 실행을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수완을 발휘했다. 펀드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지 않고 EMC가 영업을 통해 번 돈과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등으로 마련한 자금으로만 M&A를 했다.
김 대표는 “내부 역량 강화 및 볼트온 전략으로 EMC는 성장에 속도가 붙은 상태”라며 “가능하면 추가 M&A를 통해 회사를 더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옛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은 2009년 수처리업체 코오롱워터앤에너지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재무적 투자자(FI)의 국내 첫 수처리업체 투자다. 수주 업종인 수처리산업 특유의 안정성과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전례가 없었던 만큼 투자는 최대한 신중하게 했다. 경영권 인수가 아니라 40.2%의 소수 지분 투자를 했다. 일정 기간 안에 기업공개(IPO)되지 않으면 코오롱그룹이 지분을 되사주는 ‘안전장치’도 넣었다. 어펄마 지분 투자 후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비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 비용 부담 탓이었다. 코오롱그룹 관심이 바이오 등 다른 분야에 집중되다 보니 핵심 역량을 키우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고민 끝에 어펄마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수처리사업을 아예 인수하기로 했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2015년 수처리사업부문을 떼내어 환경시설주식회사(EMC)라는 신설법인을 세운 뒤 이듬해 어펄마가 이를 1200억원에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김태엽 어펄마 대표는 “투자자로 장기간 지켜본 결과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펄마는 인수 후 기존 인력을 다독이며 새로운 경영 전략을 실행할 최고경영자(CEO)가 필요했다. 오랜 기간 코오롱그룹에 근무했고 인수 당시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최고재무책임자(CFO)이던 임추섭 전무를 대표로 추대했다.
임 대표는 CEO 취임 즉시 경영 효율화 전략을 실행했다. 환경 관련 수주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수주성공률보다 수주성공 건수를 핵심성과지표(KPI)로 대신하는 등 현장 의견을 경영에 반영했다. 교육 프로그램, 평가 시스템도 바꿔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였다.
동종 업체들을 인수합병(M&A)해 회사 덩치를 빠르게 키우는 이른바 ‘볼트온 전략’에도 본격 나섰다. EMC를 단순 수처리업체에서 종합환경플랫폼업체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어펄마는 2017년 5월 폐기물 소각업체인 충청환경에너지(옛 대원에코그린) 지분 100%를 230억원에 인수하며 M&A의 첫발을 뗐다. 영업이익률이 24%에 달하는 알짜 회사였다. 곧이어 2017년 12월 경기환경에너지(거래금액 130억원)와 와이에스텍(750억원)을 연속해서 사들였고, 2018년 서남환경에너지(200억원)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경인환경에너지(750억원)와 경북환경에너지(500억원)를 품었다.
2016년 인수 후 3년여 만에 모두 6개 환경 관련 업체를 사들인 ‘폭풍 M&A’를 한 것이다. 어펄마는 이를 통해 2016년 2140억원이던 EMC 매출을 지난해 3808억원으로 3년 새 78% 늘렸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같은 기간 101억원에서 820억원으로 여덟 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심민현 어펄마캐피탈 부대표는 “EMC가 보유한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만 선별해 인수했다”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M&A한 결과 인수한 업체들이 아직 아무 문제 없이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펄마는 볼트온 전략 실행을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수완을 발휘했다. 펀드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지 않고 EMC가 영업을 통해 번 돈과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등으로 마련한 자금으로만 M&A를 했다.
김 대표는 “내부 역량 강화 및 볼트온 전략으로 EMC는 성장에 속도가 붙은 상태”라며 “가능하면 추가 M&A를 통해 회사를 더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