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출범 26년 만에 최대 위기…제2, 제3의 브렉시트 나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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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럽연합 탈퇴 (2) 쪼그라드는 EU
유럽의회, 압도적 지지로 브렉시트 비준
유럽의회, 압도적 지지로 브렉시트 비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 본회의장.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 협정이 통과되자 상당수 의원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새겨진 스카프를 맨 브렉시트당 의원들은 노래를 부르며 환호했다. 대다수 의원이 일어서 손을 맞잡고 이별할 때 부르는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을 합창했다. 반면 일부 의원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영국 출신 의원들과 눈물을 흘리며 포옹하기도 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찬성 621표, 반대 49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브렉시트 협정을 비준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7개월 만에 브렉시트를 위한 공식 절차가 마무리됐다. 영국은 예정대로 31일 밤 11시를 기해 EU를 공식 탈퇴한다. 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항상 여러분(영국)을 사랑할 것이고 여러분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유럽’을 꿈꾸며 세계 최대 단일시장 블록으로 자리매김했던 EU는 브렉시트로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1957년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창설 이후 회원국을 늘리며 세를 불려 왔던 EU는 63년 만에 처음으로 규모가 줄어들게 됐다. 1994년 EU 출범 이후 회원국이 탈퇴한 건 26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의 탈퇴로 EU는 규모가 크게 줄어든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기준 2조8251억달러로 EU GDP(18조7485억달러)의 15.1%에 달한다. EU 회원국 중 독일(21.3%)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브렉시트로 인해 EU GDP의 15.1%를 순식간에 잃게 된 것이다. 6644만 명에 달하는 영국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EU 인구도 13.0% 줄어든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 후 EU 27개국의 경제성장이 장기적으로는 최대 1.5% 감소하고 고용은 0.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U가 당장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미래 관계 협상이다. 올해 말까지로 예정된 전환기간(준비기간)에 양측은 FTA를 맺어야 한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연내 체결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영국과의 미래 협상에서 우리는 EU 기업들을 불공정한 경쟁에 노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양측이 연내 FTA 체결에 실패하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실현된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뿐 아니라 EU에도 최악의 시나리오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영국의 총수출 중 EU가 차지한 비중은 45.3%다. 총수입 중 EU 비중은 52.6%에 이른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올해 1.2%로 예상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GDP 증가율이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브렉시트 과정의 혼란을 지켜보면서 다소 잠잠해진 다른 회원국의 EU 이탈 움직임이 언제든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난민과 테러까지 겹치면서 반(反)EU 정서가 유럽 각지에서 일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에 이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EU 탈퇴를 뜻하는 프렉시트와 이탈렉시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U 정상들도 브렉시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영국이 EU를 떠나는 건 슬픈 일”이라며 “브렉시트는 실패이자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EU가 브렉시트를 계기로 더 혁신적이고 창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유럽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찬성 621표, 반대 49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브렉시트 협정을 비준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7개월 만에 브렉시트를 위한 공식 절차가 마무리됐다. 영국은 예정대로 31일 밤 11시를 기해 EU를 공식 탈퇴한다. 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항상 여러분(영국)을 사랑할 것이고 여러분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유럽’을 꿈꾸며 세계 최대 단일시장 블록으로 자리매김했던 EU는 브렉시트로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1957년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창설 이후 회원국을 늘리며 세를 불려 왔던 EU는 63년 만에 처음으로 규모가 줄어들게 됐다. 1994년 EU 출범 이후 회원국이 탈퇴한 건 26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의 탈퇴로 EU는 규모가 크게 줄어든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기준 2조8251억달러로 EU GDP(18조7485억달러)의 15.1%에 달한다. EU 회원국 중 독일(21.3%)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브렉시트로 인해 EU GDP의 15.1%를 순식간에 잃게 된 것이다. 6644만 명에 달하는 영국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EU 인구도 13.0% 줄어든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 후 EU 27개국의 경제성장이 장기적으로는 최대 1.5% 감소하고 고용은 0.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U가 당장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미래 관계 협상이다. 올해 말까지로 예정된 전환기간(준비기간)에 양측은 FTA를 맺어야 한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연내 체결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영국과의 미래 협상에서 우리는 EU 기업들을 불공정한 경쟁에 노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양측이 연내 FTA 체결에 실패하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실현된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뿐 아니라 EU에도 최악의 시나리오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영국의 총수출 중 EU가 차지한 비중은 45.3%다. 총수입 중 EU 비중은 52.6%에 이른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올해 1.2%로 예상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GDP 증가율이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브렉시트 과정의 혼란을 지켜보면서 다소 잠잠해진 다른 회원국의 EU 이탈 움직임이 언제든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난민과 테러까지 겹치면서 반(反)EU 정서가 유럽 각지에서 일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에 이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EU 탈퇴를 뜻하는 프렉시트와 이탈렉시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U 정상들도 브렉시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영국이 EU를 떠나는 건 슬픈 일”이라며 “브렉시트는 실패이자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EU가 브렉시트를 계기로 더 혁신적이고 창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