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꿈의 신소재 그래핀, 연속생산시스템 구축…2022년부터 차량용 제품 본격 공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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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희 그래핀스퀘어 CTO
소재·부품 분야에서 중소기업들의 도전은 거세다. 단순한 수입대체에서 벗어나 몇몇 분야는 오히려 선진국을 앞서기 위해 뛰고 있다. 홍병희 서울대 화학과 교수가 세운 그래핀스퀘어는 꿈의 신소재인 그래핀에 도전하는 회사다. 201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 교수, 김필립 하버드대 교수 등을 자문위원으로 영입했고 그래핀 연속생산시스템을 조만간 구축할 계획이다.
그래핀(graphene)은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과학자와 기업인들이 이 소재에 열광하는 이유는 놀라운 성질 때문이다.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벌집 형태 구조인데 인장강도가 강철보다 100~300배 정도 강하다. 실온에서 열전도성은 다이아몬드보다 우수하다. 전기 전도성도 뛰어나고 유연하다. 투명한 성질까지 갖고 있다. 두께는 원자 1개 층으로 0.33㎚에 불과하다. 종이의 100만분의 1 수준이다. 무게는 1㎡에 0.77㎎에 그칠 정도로 가볍다.
응용범위도 넓다. 투명 전도성 전극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터치 패널, 웨어러블 및 폴더블 디바이스 등의 투명전극, 바이오 센서 등에 적용될 수 있다. 2차전지, 슈퍼커패시터 등 에너지 변환 및 저장장치, 연료전지 전도성 막과 분리판, 유기발광소자(OLED)의 봉지재, 전도성 잉크프린트 잉크, 3D 프린트용 잉크 등에 응용될 수 있다.
각국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런 연구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은 수천 개 기업이 달라붙었다. 일본 미국 등도 가세하고 있다. 문제는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경기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원에 입주해 있는 그래핀스퀘어(대표 채윤)는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업체다. 창업자인 홍병희 최고기술책임자(CTO·서울대 화학과 교수·사진)는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화학기상증착(CVD: chemical vapor deposition) 방식의 그래핀 합성 전문가다. CVD합성은 기존의 마이크로미터 수준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확장했다. 이는 그래핀의 실용화 연구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홍 CTO가 처음 제안한 ‘CVD 그래핀합성에 대한 논문’은 2009년 네이처지에 수록된 뒤 지금까지 화학부문 세계 최다 피인용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블룸버그와 비즈니스위크는 ‘그래핀스퀘어가 미래 삼성-애플의 전쟁터가 될 그래핀 기술의 핵심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의 상용화를 위해 이 회사는 삼성,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미국 국방부, 제너럴모터스 등과 협업해왔다.
홍 CTO는 “그래핀의 대면적 합성기술을 개발한 뒤 10여 년간 노력한 끝에 산업적으로 응용 가능한 품질과 크기로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연간 10만㎡ 이상의 수요처를 확보해 2022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래핀 양산 및 응용기술 관련 특허를 국내외에 47건 등록했다. 28건은 출원 중이다.
그래핀스퀘어는 2012년 1월 서울대 그래핀연구실로부터 분사된 기술 기반 벤처기업이다. 홍 CTO는 “우리 회사 자문단에는 그래핀으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 교수와 김필립 하버드대 교수, 양덕주 전 삼성전자 부사장(현 텍사스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며 “상용화를 위해 박사급 연구원들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 양산 경험을 쌓은 생산전문가들이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연구용 샘플과 연구용 장비 등을 개발해왔다. 올해는 생산시설 확충에 주력하고, 내년부터 배터리 응용제품, 방열 응용제품, OLED 관련 부품, 군사용 응용제품 등을 차례로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2년에는 자동차 앞유리용 성애·서리 제거장치 등 자동차용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이수세라믹과 이수창업투자 대표를 거친 채윤 씨를 2018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연속생산라인 건설에 나선다. 홍 CTO는 “수원에 ‘롤투롤(roll to roll) 방식’의 그래핀 연속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전기로 쉴 새 없이 신문을 찍어내는 것처럼 합성·에칭·전사 등의 과정을 연속생산라인에서 구현해 생산성을 높이는 장비다.
그는 “그래핀은 이전에 없었던 소재 특성을 지니고 있어 실리콘처럼 하나의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할 것”이라며 “그래핀산업 육성을 위해 엄청난 재원을 쏟아붓는 유럽이나 중국과는 달리 우리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분야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김낙훈 <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 nhk@hankyung.com
그래핀(graphene)은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과학자와 기업인들이 이 소재에 열광하는 이유는 놀라운 성질 때문이다.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벌집 형태 구조인데 인장강도가 강철보다 100~300배 정도 강하다. 실온에서 열전도성은 다이아몬드보다 우수하다. 전기 전도성도 뛰어나고 유연하다. 투명한 성질까지 갖고 있다. 두께는 원자 1개 층으로 0.33㎚에 불과하다. 종이의 100만분의 1 수준이다. 무게는 1㎡에 0.77㎎에 그칠 정도로 가볍다.
응용범위도 넓다. 투명 전도성 전극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터치 패널, 웨어러블 및 폴더블 디바이스 등의 투명전극, 바이오 센서 등에 적용될 수 있다. 2차전지, 슈퍼커패시터 등 에너지 변환 및 저장장치, 연료전지 전도성 막과 분리판, 유기발광소자(OLED)의 봉지재, 전도성 잉크프린트 잉크, 3D 프린트용 잉크 등에 응용될 수 있다.
각국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런 연구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은 수천 개 기업이 달라붙었다. 일본 미국 등도 가세하고 있다. 문제는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경기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원에 입주해 있는 그래핀스퀘어(대표 채윤)는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업체다. 창업자인 홍병희 최고기술책임자(CTO·서울대 화학과 교수·사진)는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화학기상증착(CVD: chemical vapor deposition) 방식의 그래핀 합성 전문가다. CVD합성은 기존의 마이크로미터 수준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확장했다. 이는 그래핀의 실용화 연구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홍 CTO가 처음 제안한 ‘CVD 그래핀합성에 대한 논문’은 2009년 네이처지에 수록된 뒤 지금까지 화학부문 세계 최다 피인용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블룸버그와 비즈니스위크는 ‘그래핀스퀘어가 미래 삼성-애플의 전쟁터가 될 그래핀 기술의 핵심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의 상용화를 위해 이 회사는 삼성,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미국 국방부, 제너럴모터스 등과 협업해왔다.
홍 CTO는 “그래핀의 대면적 합성기술을 개발한 뒤 10여 년간 노력한 끝에 산업적으로 응용 가능한 품질과 크기로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연간 10만㎡ 이상의 수요처를 확보해 2022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래핀 양산 및 응용기술 관련 특허를 국내외에 47건 등록했다. 28건은 출원 중이다.
그래핀스퀘어는 2012년 1월 서울대 그래핀연구실로부터 분사된 기술 기반 벤처기업이다. 홍 CTO는 “우리 회사 자문단에는 그래핀으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 교수와 김필립 하버드대 교수, 양덕주 전 삼성전자 부사장(현 텍사스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며 “상용화를 위해 박사급 연구원들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 양산 경험을 쌓은 생산전문가들이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연구용 샘플과 연구용 장비 등을 개발해왔다. 올해는 생산시설 확충에 주력하고, 내년부터 배터리 응용제품, 방열 응용제품, OLED 관련 부품, 군사용 응용제품 등을 차례로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2년에는 자동차 앞유리용 성애·서리 제거장치 등 자동차용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이수세라믹과 이수창업투자 대표를 거친 채윤 씨를 2018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연속생산라인 건설에 나선다. 홍 CTO는 “수원에 ‘롤투롤(roll to roll) 방식’의 그래핀 연속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전기로 쉴 새 없이 신문을 찍어내는 것처럼 합성·에칭·전사 등의 과정을 연속생산라인에서 구현해 생산성을 높이는 장비다.
그는 “그래핀은 이전에 없었던 소재 특성을 지니고 있어 실리콘처럼 하나의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할 것”이라며 “그래핀산업 육성을 위해 엄청난 재원을 쏟아붓는 유럽이나 중국과는 달리 우리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분야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김낙훈 <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