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클라우드 게임, 그래픽은 훌륭한데…몰입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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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社 클라우드 게임 직접 해보니
수십기가 게임 설치 안 해도 작동
폰과 연결된 패드 반응속도 뛰어나
수십기가 게임 설치 안 해도 작동
폰과 연결된 패드 반응속도 뛰어나
글로벌 게임업계의 판도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이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게임(실시간 재생)’으로도 불리는 클라우드 게임은 데이터를 PC나 모바일 기기가 아니라 클라우드에 보관한다.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센터에 있는 정보를 기기로 불러온다. 데이터 처리가 전부 클라우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저사양 기기에서도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은 모니터 역할만 하는 셈이다.
클라우드 게임 시대 연 5G
지금까지의 클라우드 게임은 한계가 뚜렷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힘들어 스마트폰을 게임 단말기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5G(5세대) 이동통신이 도입된 지난해부터다.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이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게임업계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끈 국내 통신업체들은 하반기부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대만 유비투스 등이 통신사들의 파트너다. 이 중 MS와 엔비디아는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내 통신사들이 서비스 중인 클라우드 게임의 수준은 상당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를 포함해 갤럭시S10 5G, 갤럭시노트9 등을 활용해 3개 통신사가 내놓은 게임들을 직접 해봤다. 레이싱 게임 ‘포르자 호라이즌 4’, 축구 게임 ‘PES 2019’, 1인칭 슈팅 게임(FPS) ‘바이오쇼크 인피니티’ 등 고성능 콘솔 게임기와 PC에서만 할 수 있던 게임들이 분석 대상이었다.
통신사들은 5G 데이터망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LTE(롱텀에볼루션) 모드에에서도 클라우드 게임 이용이 가능하다. 가끔 게임이 끊어지는 불편함이 있을 뿐이다. 수십기가바이트(GB)의 대용량 게임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도 제대로 작동했다.
게임패드는 필수
클라우드 게임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게임패드가 필요하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게임패드라면 어느 것을 써도 작동한다. 게임패드의 반응 속도는 콘솔 게임기와 비슷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게임은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의 조정 기능도 제공한다. 하지만 게임패드만큼의 세밀한 조정은 포기해야 한다.
촌각을 다투는 게임에서는 클라우드 게임의 한계가 보였다. 격투 게임 ‘철권7’처럼 짧은 순간의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은 캐릭터 제어가 쉽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처럼 여러 명이 실시간으로 경쟁하는 게임도 클라우드 방식으로는 당분간 충분히 즐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화면은 TV보다 작다. 콘솔 게임 특유의 몰입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얘기다. 게임에 접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분 정도였다. 보통 모바일 게임보다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었다. 5G 통신망이 더 깔리면 지연과 끊김 현상이 줄어들 전망이다.
데이터 소비량은 10분에 400~500메가바이트(MB) 안팎이었다. 5G와 LTE 모두 데이터 소비량이 비슷했다. 하루에 30분 정도로 한 달 동안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경우 44GB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배터리 사용량도 적지 않았다. 10분이 지나자 충전 잔량 숫자가 5% 떨어졌다. 스마트폰 발열 현상도 나타났다.
“인기 게임 확보와 요금제가 관건”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부터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국내에 시범 서비스 중이다. 다양한 인기 콘솔용 게임은 물론 MS의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의 독점 인기 게임인 ‘포르자 시리즈’ ‘기어즈오브워 시리즈’ ‘헤일로 시리즈’ 등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신청자에 한해 일부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KT는 작년 11월부터 ‘5G 스트리밍 게임’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만 게임업체 유비투스와 협업했다. 3월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월정액으로 서비스 대상 게임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국내에 선보였다. 지난달 시범 서비스를 끝내고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게임 유통 서비스 ‘스팀’에서 제공하는 게임을 게임패드로 즐길 수 있다. 지포스 나우 이용료는 한 달 1만2900원이다. 지금은 5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유료 게임은 따로 구입해야 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구현한 수준이 모두 비슷하기 때문에 인기 게임 확보와 요금 수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클라우드 게임 시대 연 5G
지금까지의 클라우드 게임은 한계가 뚜렷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힘들어 스마트폰을 게임 단말기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5G(5세대) 이동통신이 도입된 지난해부터다.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이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게임업계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끈 국내 통신업체들은 하반기부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대만 유비투스 등이 통신사들의 파트너다. 이 중 MS와 엔비디아는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내 통신사들이 서비스 중인 클라우드 게임의 수준은 상당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 플러스를 포함해 갤럭시S10 5G, 갤럭시노트9 등을 활용해 3개 통신사가 내놓은 게임들을 직접 해봤다. 레이싱 게임 ‘포르자 호라이즌 4’, 축구 게임 ‘PES 2019’, 1인칭 슈팅 게임(FPS) ‘바이오쇼크 인피니티’ 등 고성능 콘솔 게임기와 PC에서만 할 수 있던 게임들이 분석 대상이었다.
통신사들은 5G 데이터망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LTE(롱텀에볼루션) 모드에에서도 클라우드 게임 이용이 가능하다. 가끔 게임이 끊어지는 불편함이 있을 뿐이다. 수십기가바이트(GB)의 대용량 게임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도 제대로 작동했다.
게임패드는 필수
클라우드 게임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게임패드가 필요하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게임패드라면 어느 것을 써도 작동한다. 게임패드의 반응 속도는 콘솔 게임기와 비슷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게임은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의 조정 기능도 제공한다. 하지만 게임패드만큼의 세밀한 조정은 포기해야 한다.
촌각을 다투는 게임에서는 클라우드 게임의 한계가 보였다. 격투 게임 ‘철권7’처럼 짧은 순간의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게임은 캐릭터 제어가 쉽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처럼 여러 명이 실시간으로 경쟁하는 게임도 클라우드 방식으로는 당분간 충분히 즐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화면은 TV보다 작다. 콘솔 게임 특유의 몰입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얘기다. 게임에 접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분 정도였다. 보통 모바일 게임보다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었다. 5G 통신망이 더 깔리면 지연과 끊김 현상이 줄어들 전망이다.
데이터 소비량은 10분에 400~500메가바이트(MB) 안팎이었다. 5G와 LTE 모두 데이터 소비량이 비슷했다. 하루에 30분 정도로 한 달 동안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경우 44GB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배터리 사용량도 적지 않았다. 10분이 지나자 충전 잔량 숫자가 5% 떨어졌다. 스마트폰 발열 현상도 나타났다.
“인기 게임 확보와 요금제가 관건”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부터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국내에 시범 서비스 중이다. 다양한 인기 콘솔용 게임은 물론 MS의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의 독점 인기 게임인 ‘포르자 시리즈’ ‘기어즈오브워 시리즈’ ‘헤일로 시리즈’ 등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신청자에 한해 일부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KT는 작년 11월부터 ‘5G 스트리밍 게임’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만 게임업체 유비투스와 협업했다. 3월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월정액으로 서비스 대상 게임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국내에 선보였다. 지난달 시범 서비스를 끝내고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게임 유통 서비스 ‘스팀’에서 제공하는 게임을 게임패드로 즐길 수 있다. 지포스 나우 이용료는 한 달 1만2900원이다. 지금은 5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유료 게임은 따로 구입해야 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구현한 수준이 모두 비슷하기 때문에 인기 게임 확보와 요금 수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