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안철수계 비례 의원들을 제명시켜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제명 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권한대행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계 비례대표 6인은 (탈당으로) 의원직이 상실되면 정치 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며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압도한 것은 '안철수 바람' 때문이다. 호남 중진의원들도 안 전 의원 덕에 당선됐기 때문에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주장했다.

안철수계 비례 의원들은 탈당 후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안철수계 의원들의 제명 요구를 받아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과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에 반대해 민주평화당으로 간 의원들도 제명시켜주지 않았다.

당시 민주평화당으로 간 비례의원들 제명에 반대했던 인사들이 이제와서 본인들은 제명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염치없는 요구라는 지적이다. 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안철수계 인사들의 요구에 대해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안철수 전 의원은 28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등 당 재건 방안을 제시했지만, 손 대표는 이를 거절했다.

안 전 의원은 다음날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자신의 요구사항만을 얘기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을 나가겠다는 태도는 정치인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