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국, 도로·철도 중단하고 국경 폐쇄…유럽·중동 일부 국가, 하늘길 차단
러·베트남·체코 등 비자 발급제한…글로벌기업, 휴업 연장 또는 일정 취소 속출
교통차단·비자중단·국경폐쇄…각국 신종코로나 차단 총력전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병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이하 신종코로나) 감염증의 무서운 확산세에 각국이 방역 차단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과 연결되는 육로나 하늘길을 끊고 국경을 폐쇄하는가 하면 중국인에게 방문비자 발급 자체를 중단하는 나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는 자체적으로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추세이며, 글로벌 기업은 중국 내 사업장의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했다.

교통차단·비자중단·국경폐쇄…각국 신종코로나 차단 총력전
중국과 무려 4천20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댄 러시아는 신종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비자 발급제한과 국경 폐쇄 등 강력한 조처를 시행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극동 지역의 중국 인접 국경을 페쇄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정부 회의에서 밝힌 것으로 독일 공영 도이치벨이 전했다.

러·중 국경은 춘제를 맞아 사실상 폐쇄 상태였지만 러시아 당국은 신종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국경 폐쇄를 다음달말까지로 연장했다.

러시아는 중국인에게 전자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시급하지 않은 중국 여행을 삼가라고 자국민에게 당부했다.

교통차단·비자중단·국경폐쇄…각국 신종코로나 차단 총력전
중국과 국경을 맞댄 북한과 몽골도 사실상 국경을 폐쇄했다.

AP통신은 북한 관광은 사실상 중단됐으며 북한으로 들어가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는 여행자들은 약 한달간 검역 기간을 각오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31일 중국철로 베이징(北京)국그룹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따르면 북한 철도성은 이날부터 평양과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구간, 만포와 중국 지린성 지안(集安) 구간을 오가는 여객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한다고 중국 측에 통지했다.

화물차나 여객열차뿐만 아니라 북중 간 항공편 역시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한 당국은 방역 조처로 개성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몽골 정부는 앞서 이달 27일 중국과 접경지대를 폐쇄하고 전국 학교에 일주일간 휴업령을 내렸다.

카자흐스탄도 도로까지 포함해 중국과 연결된 모든 수송망 운영을 중단한다고 30일 밝혔다.

카자흐스탄 공항의 도착비자도 중국인 상대로는 발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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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직접 국경을 맞대지 않은 나라 중 일부는 당국이 나서서 하늘길을 닫았다.

3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탈리아는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모두 중단했다.

주세페 콘티 총리는 "내가 아는 한 유럽연합에서 그러한 조처를 채택하기는 이탈리아가 처음"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 인근 치비타베키아항(港)에 정박한 크루즈선에서는 중국인 의심환자가 발견돼 승객 약 7천명이 내리지 못하고 30일 한때 선내에 발이 묶였다.

이탈리아 정부는 바이러스 검사가 '음성'으로 나타나자 이날 밤 8시께에 하선금지 조처를 해제했다.

이스라엘은 중국에서 이륙한 항공기에 대해 자국 공항 착륙을 금지했다.

체코는 중국인에게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고 CTK 뉴스통신 등 현지 매체가 외무부를 인용해 보도했고, 베트남 정부도 중국 관광객 대상 비자 발급 중단계획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파리시는 매년 치르는 음력설 축하 퍼레이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 전역에 대해 여행을 가지 말라고 권고하는 최고 수준의 여행경보를 발령하는 동시에, 중국 주요 공관에서 필수인력을 제외한 직원과 가족이 주재 지역을 이탈해도 된다고 허용했다.

미국, 일본, 한국, 프랑스는 우한에 체류하는 자국민 일부를 항공기로 귀국시켰고, 스페인과 영국도 30∼31일 자국민을 철수시킬 예정이다.

교통차단·비자중단·국경폐쇄…각국 신종코로나 차단 총력전
당국이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지 않았더라도 각국 주요 항공사들이 대거 중국행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루프트한자, 브리티시항공, 에어프랑스 등 유럽 유수 항공사들이 2월 9일까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전면 또는 대부분 중단했다.

홍콩의 캐세이퍼시픽은 3월까지 중국 본토를 오가는 노선 절반 이상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으며, 싱가포르는 국적 항공사인 싱가포르항공을 비롯, 실크에어와 스쿠트항공 등 저가 항공사도 내달까지 항공편을 축소 운영하기로 했다.

미국도 유나이티드항공을 시작으로, 델타항공과 아메리칸 항공 등이 중국 노선을 감축 운영키로 했다.

교통차단·비자중단·국경폐쇄…각국 신종코로나 차단 총력전
글로벌기업들은 중국 내 사업장의 춘제 연휴를 연장하거나 현지 일정을 취소했다.

자동차기업 BMW, 폴크스바겐, 볼보 등은 다음달 9∼10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당국은 관내 기업들에 다음달 10일 이후에 가동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맥도날드는 30주년 기념 할인행사를 취소했으며, 보스턴심포니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투어 일정을 취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