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이 지난달 중순부터 있었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한 달 가량 숨긴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와 후베이성 질병예방통제센터 등 여러 기관의 연구진은 논문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밀접 접촉자 사이에 사람 간 전염이 일어났다는 증거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논문은 당국 발표와 달리 이달 11일 전에 우한의 의료진 7명이 우한 폐렴에 감염됐다고 지적했다.

초기 확진 환자 425명 대다수는 야생동물을 판매하던 화난 수산시장에 노출된 이력이 있지만, 12월 말부터 이 시장과 관련 없는 환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논문은 사람간 전염이 12월 중순 발생했고 그 뒤 1개월 사이 점차 퍼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발표와 딴판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이달 5일과 11일 등 3차례에 걸쳐 "명확한 사람간 전염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달 16일에는 "사람간 전염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지속적인 사람간 전염 위험은 비교적 낮다"고 입장을 바꿨다.

사람에게 전염된 확진자 정보를 쥐고 있으면서도 이를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고위급 과학자 중난산이 지난 20일 인터뷰에서 "현재 우한 폐렴의 사람간 전염이 확실하다"고 말한 뒤에야 사람에 의한 전염 위험이 부각됐다.

국가질병예방통제센터의 전문가들이 핵심적인 정보를 고의로 감췄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는 펑즈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 등이며 공동저자에는 가오푸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이 포함됐다. 논문은 또한 지난달까지는 의료진 감염이 없다가 이달 1∼11일에 의료진 7명이 감염됐으며 11∼22일에 8명의 의료진이 추가 감염됐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5일과 11일 2차례에 걸쳐 "의료진 감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었다.

한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중국이 발병 감지, 바이러스 격리, 게놈(유전체) 서열을 파악해 WHO와 세계에 공유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