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 선출이 지난 29일에 이어 또다시 연기됐다.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리자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는 31일 "그룹임추위 논의 결과 우리은행장 추천 일정을 재논의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여건 변화에 따라 후보 추천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여건 변화는 손 회장에 대한 금감원의 중징계로 해석된다.

그룹임추위는 지난 28일 우리은행장 숏리스트(최종 면접 대상)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부문장), 이동연 우리FIS 대표를 정했다.

최종 후보는 이달 29일 오후 1시 프레젠테이션 등 심층 면접을 거쳐 이날 오후 5시께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의가 길어지며 31일 오전으로 연기됐다. 그 사이 금감원이 손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리면서 우리은행장 후보 선출은 또다시 미뤄졌다.

지난달 임원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연임을 확정하고 오는 3월 주주총회 승인을 앞두고 있는 손 회장이 '문책 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손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징계를 받은 금융권 최고경영진이 업무를 이어간 사례가 없는 만큼 손 회장의 연임 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 회장이 기존 관례대로 연임을 포기한다면 우리은행장을 넘어 우리금융 회장을 새롭게 뽑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손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업무 파트너인 행장 선임을 밀어붙이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행장을 선임했다가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다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며 "손 회장의 회장직 연임 여부가 결정된 뒤 행장이 선임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고려할 상황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회장 선임부터 다시 시작하는 건 현재 시점에선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 "우리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여건이 바뀐 만큼 일정이 연기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