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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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이스타홀딩스와의 주식매매계약(SPA) 시기를 다음달로 또 미뤘다. 당초 지난해였던 계약 시기가 두 번째 지연되며 세간의 관심이 재차 쏠리고 있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은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실사기간과 이스타홀딩스와의 SPA 체결 일정을 변경한다고 31일 공시했다. 다음달 중으로 실사를 진행해 SPA를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SPA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을 당시에는 지난해 안에 인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기간이 계속 늘어지고 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지난해 12월 18일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지난달 31일 정정공시를 통해 SPA 시기를 올 1월 중으로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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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관계자는 "실사 일정이 연말연시, 설 연휴 등으로 예상대로 진도를 내지 못해 1월 중 SPA 체결이 어려워졌다"며 "SPA 체결 시기는 양사간 합의 하에 변경 가능한 만큼 2월 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부족한 상황일 뿐 시장에서 우려하는 인수 불발 등의 이슈는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이 예상보다 열악해 실사와 SPA 체결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기준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은 484.4%,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여행 자제운동과 보잉 737맥스 결함 등 악재를 고려하면 재무상황이 한층 악화됐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한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이 당초 계획대로 이스타항공을 품으면 업계 재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내 항공 시장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갖춘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 계열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에 이어 3위의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빅2'와 LCC 업계 간 구도에서 '빅3'와 LCC 구도로 재편이 예상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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