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대한 반도건설과 연합했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한층 격화되면서 그룹 경영권이 걸린 3월 한진칼 주주총회로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31일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명의의 3자 공동 입장문을 내고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3자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고, 이는 현재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다자 연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며 "KCGI가 꾸준히 제기한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 전 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반도건설 역시 이런 취에 공감해 (연합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앞으로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된 일반주주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 주주는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전 부사장(한진칼 지분 6.49%)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6.52%)에게 반기를 들며 시작한 '남매의 난'은 성탄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지분 5.31%)과 조 회장의 다툼으로 격화됐다.

여기에 조 부사장과 KCGI(17.29%), 반도건설(8.28%)이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자의 총 한진칼 지분율은 32.06%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이날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의 계열사인 반도개발·대호개발·한영개발 등과 한진칼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에 따라 그레이스홀딩스와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 등 특별관계자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총 32.06%였다.

만일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 고문 등이 조 부사장의 편에 설 경우 지분은 43.84%로 늘어나게 된다.

조 회장과 우호지분으로 간주되는 델타항공(10%)의 지분율은 총 16.52%다.

남은 캐스팅보터는 국민연금(4.11%)과 함께 카카오(지분 1% 추정)가 꼽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회사와 관계없이 경영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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