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불발된 이명호 예탁원 신임 사장, 윤종원 그림자 '어른어른'
공개 토론회를 통해 낙하산 논란을 불식시키려던 이명호 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의 계획이 틀어졌다. 노조가 공개 토론회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이 신임 사장의 앞길에 빨간 불이 켜졌다.

31일 예탁원에 따르면 당초 이 신임 사장은 이날 오후 노조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역량 검증을 위한 전직원 공개토론회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는 기약없이 미뤄졌다. 노조 측의 요구사항에 대한 사전 합의가 불발되면서 토론회도 취소된 것이다. 노조는 앞으로 출근 저지 등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예탁원은 지난 29일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명호 전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22대 사장으로 선출했다. 이 신임 사장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뒤 공식 취임하게 된다.

1963년생인 이 신임 사장은 거창 대성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증권감독과장, 자본시장과장, 행정인사과장, 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노조는 관(官) 출신인 이 신임 사장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금융공기업에 관료 낙하산의 자리 대물림은 법조계의 전관예우 비리나 다름 없다"며 정책당국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이 신임 사장도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26일간 노조의 출근 저지에 부딪혔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앞서 윤 행장은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장기간 출근길이 막혔다가 노조추천 이사제 등 노조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렴하면서 갈등을 봉합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