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역사에 비치된 손 소독제와 일회용 마스크.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역사에 비치된 손 소독제와 일회용 마스크.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통업체와 개인 등이 매점매석을 시도하려는 정황이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가 시행됐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의약외품 대상 매점매석 단속이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됐다. 매점매석이란 특정 상품을 사재기해 독점한 뒤 가격을 올려 이를 되파는 행위를 말한다. 조선시대 실학자 박지원의 풍자소설 '허생전'을 통해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 소비자단체 등과 관내 약국, 편의점,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시장감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들 매장에서 마스크나 손소독제, 손세정제의 가격동향과 수급상황을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매점매석 행위가 적발될 경우 '물가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한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할 기미를 보이면서 시중에선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졌다. 수요가 워낙 많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일부 유통업체들이 물량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싹쓸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품귀가 빚어지면서 가격은 급등하는 추세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선 3개들이 5팩에 1만원 안팎이던 마스크가 하루 만에 3팩에 8만6000원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우선 민생사법경찰단을 운영해 불법 행위를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인상에 대해선 시정요구와 함께 판매가 인상자제 협조요청을 한 상태다. 서성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은 "마스크 품귀현상 등으로 시민들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며 "방역물품 가격이 조기에 안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한 폐렴' 틈탄 현대판 허생…'마스크 매점매석' 막는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