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승무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승무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12번째 환자(49·남)가 1월 19일 입국 후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2월 1일 전까지 총 138명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12번 환자는 이 기간 영화관에서 백두산·남산의부장들을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5번 확진자도 영화관에서 '남산의 부장들'을 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5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영화관 CGV 성신여대 입구점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시민들 사이에선 영화보러 가기가 겁난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일 브리핑을 통해 "12번 환자는 증상 발현후 의료기관과 음식점, KTX, 극장 등을 이용했다"며 "방문 장소 및 접촉자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12번 환자는 국내 입국 후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을 자주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2번 환자는 중국인으로 관광가이드 업무차 일본 체류 후 1월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 환자는 일본에서 2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12번 환자는 1월 20일 증상이 발현됐으며 택시를 타고 오후 3시쯤 서울시 중구 소재 음식점을 방문했다. 이후 다시 택시를 이용해 중구 남대문 쇼핑 장소에 갔다가 오후 7시 20분, 경기도 부천시 영화관 'CGV'(부천역점) 8층 5관에서 영화 백두산을 관람했다. 좌석번호는 E5~6이다.

이후 21일 지하철과 택시를 타고 12시쯤 인천출입국사무소로 이동한 뒤 택시를 이용해 인천시 남구 소재 친구 집을 방문했다.

22일 9시쯤엔 부천시 약국을 방문했고,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 편의점 등을 들렀다. 이후 오전 11시 1분 KTX를 타고 12시 59분 강릉에 도착했으며, 오후 2시 강릉시 소재 음식점을 이용했다. 또 택시를 타 오후 4시쯤 강릉 소재 숙소인 '썬크루즈리조트'로 이동 했고, 오후 5시쯤 커피숍 방문, 오후 6시 강릉시 소재 음식점을 들른 뒤 7시쯤 숙소로 이동했다.

이 환자는 이후 23일 숙소에서 강릉역으로 이동해 오후 12시 30분 KTX를 타고 오후 2시 27분 서울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이용해 부천시 소재 의료기관인 '부천속내과'를 방문했다.

24일에는 지하철로 수원역으로 이동한 뒤 택시를 타고 수원 소재 친척집을 방문했다. 버스를 이용해 군포 소재 친척집도 찾았다. 25일에는 군포 친척집에서 택시를 이용해 군포 소재 의료기관인 '더건강한 내과'를 방문했고, 진료 후 군포 소재 '현대약국'를 방문한 뒤 지하철로 귀가했다.

환자는 26일 영화관을 다시 찾았다. 경기도 부천시 소재 CGV(부천역점) 8층 4관에서 오후 5시 30분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관람했다. 좌석번호는 E13~14다.

27일에도 지하철과 택시를 타고 서울시 중구 소재 음식점을 방문했으며 지하철로 귀가했고, 28일에는 '부천속내과'를 방문 후 '서전약국'을 들렀다.

이 환자는 29일 종일 집에 머물렀다. 30일 택시를 이용해 오전 10시쯤 부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으며, 택시를 타고 귀가했지만 오후 1시쯤 부천시 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병원을 방문해 오후 5시부터 자가격리가 시작됐다. 31일 집에 머물렀지만 2월 1일 자가 격리 중 확진판정을 받고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