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서 '네번째 창당'…무당층 안고 4년전 '안풍' 재현할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탈이념·탈진영·탈지역' 표방 '작은·공유·혁신' 정당 비전 발표
여의도 거대 양당 향해 "가장 낙후된 집단" 맹비난…무당층 33% 노리기
모호한 구호·사라진 지지세 등 한계도…안철수는 조목조목 반박 '실용적 중도정당'을 표방하는 이른바 '안철수 신당'이 공식적 창당 수순에 돌입했다.
4년 전인 지난 20대 총선 전 국민의당을 만들어 돌풍을 일으켰던 전례를 재현해보겠다는 의지이지만, 당시와 정치 지형이 상당 부분 바뀐 만큼 실제 총선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전 의원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소명 의식으로 다른 정당과는 완전히 다른 당을 만들고 싶다"며 신당의 지향점·비전·노선을 발표했다.
거대 양당이 정쟁만 반복하며 국민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진단 아래 제3지대에 뿌리를 내리고 '탈(脫)이념', '탈 진영', '탈 지역'을 기치로 내걸며 여의도 정치에 실망한 표심을 흡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한국갤럽의 지난달 28∼30일 조사 결과(만 18세 이상 1천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비율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인 33%를 기록하는 등 여론 흐름의 변화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무당층 유권자와 관련, "진심으로 호소할 것"이라며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사람들이 전 국민의 절반임에도 선거에서 양극단의 중도 코스프레에 속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이날 발표에서 기성 정당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낙후된 집단", "이익집단", "가짜뉴스의 최대 생산지", "인재의 블랙홀"이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 이념과 진영정치의 극복 ▲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의 파괴 ▲ 무책임 정치의 퇴출을 목표로 한 신당 비전을 선언하고, '작은 정당·공유 정당·혁신 정당'을 신당의 3대 지향점으로 꼽으며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안 전 의원이 제시한 작은 정당·공유 정당·혁신 정당 지향점은 그가 유럽과 미국에 체류하며 배운 선진 제도에서 따온 것이다.
당원이 모바일로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모바일 플랫폼 정당, 다양한 직업군이 당의 정책을 추진하는 '커리어크라시' 정당, 이슈별로 다수의 국민이 참여해 문제해결과 정책방향을 제안하는 '이슈크라시' 정당 등의 개념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에 더해 "투쟁하는 중도"가 되겠다면서도 "장외집회나 장외투쟁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두고 벌어진 여야의 극한 대치와 야당의 장외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에게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다만, 4년 전 국민의당 창당 당시 때와 같은 돌풍이 재연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일단 안 전 의원의 인기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호감도 조사(12월 10∼12일 전국 유권자 1천1명 대상, 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에서 안 전 의원의 비호감도는 69%로 조사대상 7명 중 가장 높았다.
국민의당을 뒷받침했던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도 희미해졌다.
국민의당 당시 호남계 의원들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창당 및 선거운동 시간도 넉넉지 않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4년 전 국민의당 창당일과 같다.
창당준비위를 구성해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신당을 본격 출범할 때까지의 시간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이날 53분에 걸친 신당 추진 계획 발표가 끝난 뒤 정치권에서는 '중도실용'이라는 구호가 너무 모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가 밝힌 당의 비전과 지향점도 다소 이론적·학구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은 이 같은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전 의원은 오찬 간담회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여전하지 않다는 말에 "어려운 것을 알고 왔다.
이게 우리나라를 위한 길이라 해서 온 것"이라며 "4년 전에도 국민의당이 망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은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선거까지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에는 "국민의당 때도 민주당과 통합하자며 싸운 것을 3월 초 정리하고 사실상 한 달 선거운동을 했다.
지금은 더 시간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용·중도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말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실용적 중도의 길로 국가를 반석 위에 올린,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한 정치 지도자가 많다"며 "이런 것을 두고 모호하다 주장하는 것은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한 "국민의당 당시 대부분 언론, 전문가가 40석 정도는 불가능하다고 선거 당일까지 말했지만 목표대로 이룬 바가 있다"며 신당 의석수 확보도 장담했다.
한편, 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관련, "가장 큰 문제는 문제의식이 없고 세계가 가는 방향을 잘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조국 내전"이라 부르며 "대리시험이 정상이냐"고 말했다.
다만, 그는 총선 국면 다른 정치 세력과 '반문(반문재인)연대'를 이루는 방안에 "전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보수통합 동참 가능성에는 "관심도 없고 가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여의도 거대 양당 향해 "가장 낙후된 집단" 맹비난…무당층 33% 노리기
모호한 구호·사라진 지지세 등 한계도…안철수는 조목조목 반박 '실용적 중도정당'을 표방하는 이른바 '안철수 신당'이 공식적 창당 수순에 돌입했다.
4년 전인 지난 20대 총선 전 국민의당을 만들어 돌풍을 일으켰던 전례를 재현해보겠다는 의지이지만, 당시와 정치 지형이 상당 부분 바뀐 만큼 실제 총선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전 의원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소명 의식으로 다른 정당과는 완전히 다른 당을 만들고 싶다"며 신당의 지향점·비전·노선을 발표했다.
거대 양당이 정쟁만 반복하며 국민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진단 아래 제3지대에 뿌리를 내리고 '탈(脫)이념', '탈 진영', '탈 지역'을 기치로 내걸며 여의도 정치에 실망한 표심을 흡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한국갤럽의 지난달 28∼30일 조사 결과(만 18세 이상 1천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비율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인 33%를 기록하는 등 여론 흐름의 변화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무당층 유권자와 관련, "진심으로 호소할 것"이라며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사람들이 전 국민의 절반임에도 선거에서 양극단의 중도 코스프레에 속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이날 발표에서 기성 정당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낙후된 집단", "이익집단", "가짜뉴스의 최대 생산지", "인재의 블랙홀"이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 이념과 진영정치의 극복 ▲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의 파괴 ▲ 무책임 정치의 퇴출을 목표로 한 신당 비전을 선언하고, '작은 정당·공유 정당·혁신 정당'을 신당의 3대 지향점으로 꼽으며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안 전 의원이 제시한 작은 정당·공유 정당·혁신 정당 지향점은 그가 유럽과 미국에 체류하며 배운 선진 제도에서 따온 것이다.
당원이 모바일로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모바일 플랫폼 정당, 다양한 직업군이 당의 정책을 추진하는 '커리어크라시' 정당, 이슈별로 다수의 국민이 참여해 문제해결과 정책방향을 제안하는 '이슈크라시' 정당 등의 개념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에 더해 "투쟁하는 중도"가 되겠다면서도 "장외집회나 장외투쟁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두고 벌어진 여야의 극한 대치와 야당의 장외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에게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다만, 4년 전 국민의당 창당 당시 때와 같은 돌풍이 재연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일단 안 전 의원의 인기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호감도 조사(12월 10∼12일 전국 유권자 1천1명 대상, 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에서 안 전 의원의 비호감도는 69%로 조사대상 7명 중 가장 높았다.
국민의당을 뒷받침했던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도 희미해졌다.
국민의당 당시 호남계 의원들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창당 및 선거운동 시간도 넉넉지 않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4년 전 국민의당 창당일과 같다.
창당준비위를 구성해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신당을 본격 출범할 때까지의 시간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이날 53분에 걸친 신당 추진 계획 발표가 끝난 뒤 정치권에서는 '중도실용'이라는 구호가 너무 모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가 밝힌 당의 비전과 지향점도 다소 이론적·학구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은 이 같은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전 의원은 오찬 간담회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여전하지 않다는 말에 "어려운 것을 알고 왔다.
이게 우리나라를 위한 길이라 해서 온 것"이라며 "4년 전에도 국민의당이 망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은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선거까지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에는 "국민의당 때도 민주당과 통합하자며 싸운 것을 3월 초 정리하고 사실상 한 달 선거운동을 했다.
지금은 더 시간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용·중도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말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실용적 중도의 길로 국가를 반석 위에 올린,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한 정치 지도자가 많다"며 "이런 것을 두고 모호하다 주장하는 것은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한 "국민의당 당시 대부분 언론, 전문가가 40석 정도는 불가능하다고 선거 당일까지 말했지만 목표대로 이룬 바가 있다"며 신당 의석수 확보도 장담했다.
한편, 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관련, "가장 큰 문제는 문제의식이 없고 세계가 가는 방향을 잘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조국 내전"이라 부르며 "대리시험이 정상이냐"고 말했다.
다만, 그는 총선 국면 다른 정치 세력과 '반문(반문재인)연대'를 이루는 방안에 "전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보수통합 동참 가능성에는 "관심도 없고 가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