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우려에 시민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우려에 시민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감염학회가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와 대정부 권고안을 내고 "위험지역에서 오는 입국자를 막아야 한다"며 정부의 방역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3일 대한감염학회는 "중국 내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 짧은 기간 내에 통제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하기에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대책으로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이 충분치 않다는 비판이다.

감염학회는 "초기 확진자들은 주로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감염되어 입국한 사람들과 그들과 밀접 접촉을 한 가족 등에 국한됐지만, 중국 전역의 환자수가 증가하면서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자를 위험군으로 확대했다. 몇십 배로 늘어난 위험군을 2주 동안 감시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3번째·6번째 환자의 접촉자 확진 사례를 통해서 적기에 자가격리 지시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초기 아주 경미한 증상 또는 무증상 상태에서 감염될 가능성도 제시된다"면서 "진정한 의미의 지역사회 토착화된 감염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에 밀집된 특성 탓에 확진자 역학조사와 접촉자 감시가 힘들다"면서 "확진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국가 지정 격리 병상이 빠르게 포화될 것이기에 우리는 더 이상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인을 포함해 중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 감염학회의 결론이다. 감염학회는 "(우한 폐렴) 유행이 적절히 통제되기 전까지는 위험지역에서 오는 입국자들의 제한이 필요하다"며 중국인과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이 전면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잠재적인 감염자가 평상시대로 유입된다면 방역당국이 파악한 접촉자 외에서 확진자 사례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방역 체계 붕괴로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모든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2주간의 자발적 자가격리를 권고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감염학회는 "이미 입국하여 국내 체류 중인 중국발 입국자들에게도 입국 후 2주간의 자발적인 자가격리 권고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조치를 통해서만 보건당국의 감시역량과 선별진료소 자원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보건소와 민간 병원의 업무분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감염학회는 "가벼운 환자들의 상담과 분류까지도 대형병원 선별진료소가 떠맡고 있다. 확진 환자 진료나 중증질환 진료에 집중해야 하는 종합병원 급 이상의 병원에게 콜센터나 보건소의 업무가 넘어가는 것은 의료자원의 비효율적 소진"이라고 비판했다. 또 "병원에서 일반 중증 환자의 노출 위험을 증가시킴으로써 위기상황의 극복을 더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전문가 단체들 "정부 조치 미흡"…한국도 '전면 입국 금지' 가나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