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질주하는 전기차 배터리 3社…대형 수주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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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대규모 투자도
LG화학, GM과 美에 합작법인
SK이노, 美 조지아공장 증설 추진
삼성SDI, 헝가리에 제2공장 검토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중국에 공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변수
LG화학, GM과 美에 합작법인
SK이노, 美 조지아공장 증설 추진
삼성SDI, 헝가리에 제2공장 검토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중국에 공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변수
한국의 주요 산업이 침체 국면을 겪고 있는 가운데 희소식을 전해주는 업종도 있다.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배터리 업종이다. 배터리 중에서도 특히 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회사들은 국내외에서 수주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수주 잔액이 수백조원대로 늘어났고, 이에 따라 세계 곳곳에 공장을 짓는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3사 잇따라 대형 수주 ‘질주’
세계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는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이다. 이들 세 국가가 만든 배터리를 세계 전기차 제조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선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개 회사가 대표 주자로 활동 중이다.
규모가 가장 큰 LG화학이 앞서 잇따라 대형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미국 1위 자동차 제조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오하이오주에 대형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LG화학은 전기차 시대를 이끌고 있는 테슬라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만 썼지만, LG화학을 파트너로 추가했다. 이 같은 수주에 LG화학의 수주 잔액은 150조원에 이르고 있다. 향후 배터리 매출이 150조원 예약돼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세계 공급량 순위도 2018년 4위에서 중국 BYD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SK이노베이션도 현대·기아차가 내년부터 자사 전기차에 적용할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에 2024년까지 10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규모 수주를 지난달 따냈다.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포드사의 첫 전기 픽업트럭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채택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SDI 역시 BMW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헝가리 공장 부지에 2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업체 간 다툼과 우한 사태 변수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이 1년 전보다 35%가량 증가한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주가도 지난해 10월 이후 40% 넘게 급등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수주가 많아진 덕분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에 따라 전남 광양의 양극재 공장을 증설하고 생산량을 현재보다 네 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질주하고 있지만, 예기치 않은 돌발 변수도 있다. 우선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첫 번째다. 바이러스 감염이 급격히 늘자 중국 정부는 공장을 멈추고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를 연장하고 있다. 중국 내수가 가라앉을 위기에 놓이면서 중국 내 전기차 판매나 생산이 줄 경우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타격을 받는다. 이미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꺾이기 시작했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영업비밀 침해 소송 건도 국내 배터리 업종 경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 중 ITC가 판정을 내리면 두 회사 중 한 곳은 타격을 입고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배터리 3사 잇따라 대형 수주 ‘질주’
세계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는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이다. 이들 세 국가가 만든 배터리를 세계 전기차 제조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선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개 회사가 대표 주자로 활동 중이다.
규모가 가장 큰 LG화학이 앞서 잇따라 대형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미국 1위 자동차 제조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오하이오주에 대형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LG화학은 전기차 시대를 이끌고 있는 테슬라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만 썼지만, LG화학을 파트너로 추가했다. 이 같은 수주에 LG화학의 수주 잔액은 150조원에 이르고 있다. 향후 배터리 매출이 150조원 예약돼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세계 공급량 순위도 2018년 4위에서 중국 BYD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SK이노베이션도 현대·기아차가 내년부터 자사 전기차에 적용할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에 2024년까지 10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규모 수주를 지난달 따냈다.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포드사의 첫 전기 픽업트럭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채택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SDI 역시 BMW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헝가리 공장 부지에 2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업체 간 다툼과 우한 사태 변수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이 1년 전보다 35%가량 증가한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주가도 지난해 10월 이후 40% 넘게 급등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수주가 많아진 덕분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에 따라 전남 광양의 양극재 공장을 증설하고 생산량을 현재보다 네 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질주하고 있지만, 예기치 않은 돌발 변수도 있다. 우선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첫 번째다. 바이러스 감염이 급격히 늘자 중국 정부는 공장을 멈추고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를 연장하고 있다. 중국 내수가 가라앉을 위기에 놓이면서 중국 내 전기차 판매나 생산이 줄 경우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타격을 받는다. 이미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꺾이기 시작했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영업비밀 침해 소송 건도 국내 배터리 업종 경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 중 ITC가 판정을 내리면 두 회사 중 한 곳은 타격을 입고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