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 매출 감소 재현 우려…오프라인 유통업계 타격 현실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타격이 현실화 됐다.

설 연휴 직후 첫 주말이었던 1∼2일 주요 백화점 매출이 모두 급락한 데 이어 확진자의 방문이 확인되면서 임시 휴업에 들어간 업체도 잇따르고 있다.

5년 전인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와 판박이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지난 주말(1∼2일)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2019년 2월 9∼10일)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특히 명동 본점의 매출이 30% 급락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주말 매출은 12.6% 감소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명동 본점 매출은 23.5%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전체 매출은 8.5%, 본점인 압구정점은 7% 각각 감소했다.
신종코로나 확산에 백화점 주말 매출 급락…온라인은 급증
면세점의 분위기는 더 좋지 않다.

중국 춘제 연휴가 연장되면서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보따리상의 발걸음이 줄면서 롯데면세점의 시내 면세점 매출은 평소보다 30% 정도 떨어졌다.

신라면세점은 1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아예 전날부터 서울 장충동 서울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반면 온라인 시장은 정반대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일부 품목이 동나고,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위메프는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마트(생필품) 카테고리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배 증가했고, 전체 거래액은 72%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첫 주말과 비교하면 마트 카테고리 거래액은 118% 늘었다.

마트 카테고리에는 마스크, 손소독제 등 생활용품과 식품이 포함된다.

롯데마트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마트몰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매출액이 지난해 설 연휴 직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3% 늘었다.

SSG닷컴에서는 새벽 배송과 일반 쓱 배송 주문이 몰리면서 주문 마감 시간이 기존보다 1∼2시간 당겨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메르스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했던 2015년 6월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당시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11.9% 감소했고 대형마트 매출은 10.2% 줄었다.

이런 가운데 전날에만 신라면세점 서울점·제주점, 롯데면세점 제주점, 이마트 부천점, AK플라자 수원점 등이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을 대면하는 면세점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보름만이라도 휴업하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 신청자는 "90% 이상 고객이 중국인인 면세점 판매 직원으로서, 어린 아이들의 엄마로서 하루하루 무섭다"며 "단 보름이라도 휴업을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3일 오전 10시 기준 2만명이 동의를 눌렀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당분간은 사람들이 몰리는 시설을 찾는 사람들이 줄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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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