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검은 월요일'…우한 공포에 7.7%↓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11일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가 폭락했다.

중국 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3일 8.73% 급락한 2716.70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장 중 9%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낙폭이 지나치다는 인식으로 일부 저가 매수세가 들어와 종가는 7.72%(229.92포인트) 하락한 2746.61에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 역시 8.41% 떨어져 1609.00에 장을 마쳤다.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에선 개장과 동시에 전체의 80%에 이르는 3000여 개 종목이 가격 제한폭인 10%까지 떨어져 거래가 정지됐다.

중국 증시가 문을 닫은 춘제(春節·설) 연휴에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주요국 증시가 이미 크게 떨어진 터여서 중국 증시도 대폭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낙폭은 충격적인 수준이어서 ‘블랙먼데이’로 기록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1조2000억위안(약 205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며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기준 31개 성(省)급 행정구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는 1만7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2829명, 사망자는 57명 늘었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2003년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 9개월간 이어진 사스 발생 당시 중국에서는 5327명이 감염돼 349명이 사망했다.
양대증시 상장종목 80% 이상이 '하한가'
아시아도 동반 약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춘제(설) 연휴를 마치고 11일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금융당국이 주식 매각 자제령을 내리고 인민은행은 200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지만 상하이와 선전증시에서 상장 종목 80% 이상이 개장 직후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블랙먼데이’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하루 중국 증시에서 4200억달러(약 501조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中증시 '검은 월요일'…우한 공포에 7.7%↓
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춘제 연휴 직전인 지난달 23일 대비 7.72% 급락한 2746.61로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도 8.41% 내린 1609.00을 기록했다. 중국 양대 증시인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3700여 개 종목 가운데 3000개 이상이 이날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인 10%까지 떨어져 거래가 정지됐다.

이 같은 수준의 큰 낙폭은 2015년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증시 폭락기이던 2015년 8월 종가 기준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루 8% 이상 떨어진 날이 여러 번 있었다.

중국 증시가 쉬던 춘제 연휴 기간 우한 폐렴 확산 여파로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주요 증시가 이미 크게 내렸기 때문에 중국 시장 역시 큰 폭의 하락이 전망됐다. 그럼에도 상장 종목 대부분이 하한가로 떨어진 것은 예상 범위를 넘어선 충격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우한 폐렴으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권사 제프리스의 션 다비 주식전략가는 “(우한 폐렴) 환자 확산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때까지는 주식을 팔기도 사기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다른 아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1.22%, 베트남주가지수(VN)는 1.27% 내렸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1.01%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0.01% 하락했다.

중국 당국은 기관투자가에 주식을 팔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하는 등 투자 심리 안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투자자 상환 요구 등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펀드매니저들에게 보유 주식을 팔지 말라고 창구 지도를 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유동성 조절 수단인 역(逆)RP(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해 1조2000억위안(약 20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은행에 공급했다. 이는 2004년 이후 하루 최대 규모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부분을 제외하고 실제 추가 공급된 유동성은 1500억위안 규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강현우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