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사랑상품권을 소개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사랑상품권을 소개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는 지역화폐인 ‘포항사랑상품권’의 올해 발행 규모를 2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선 최대 발행 규모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포항사랑상품권 400억원어치를 발매 6일 만에 모두 팔았다”며 “1600억원어치를 추가 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이 흔치 않던 2017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최대인 1300억원어치를 발행해 6개월여 만에 완판(완전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시장은 “당시 예산 100억원을 들여 포항사랑상품권을 1300억원 규모로 발행했는데 철강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등 10배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2018년 1000억원, 2019년 1700억원 등 지금까지 모두 4400억원어치 포항사랑상품권을 팔았다.

포항시의 완판 기록에 다른 지자체들도 상품권 발행을 확대했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행된 지역사랑 상품권은 177개 지자체 2조3000여억원어치에 이른다.

포항사랑상품권의 완판 비결은 평소 5% 할인해 파는 것을 설 명절 등 특정 시기에 8~10% 특별할인하는 데 있다.

1만원짜리 상품권을 최대 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동네 문방구, 전통시장, 헬스장 등 1만3000곳 이상이 포항사랑상품권 가맹점인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 시장은 “할인 판매로 만든 ‘완판 상품권’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철강 경기침체와 지진 여파로 소비 부진에 빠진 포항 경제를 살리는 데 포항사랑상품권만큼 좋은 게 없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