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가 유럽에서 미군과 합동으로 실시하는 '디펜더 유럽 2020' 훈련이 러시아를 겨냥한 게 아니라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훈련을 위한)미군 파견은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면서도 "유럽의 자유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미국이 나토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훈련은 특정 국가를 겨냥해 진행되는 게 아니라며 "유사시 미국이 나토 동맹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에 대규모 병력을 신속히 파견할 수 있는 전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번 훈련에는 18개 국가에서 3만7천명의 군인이 참여할 예정이다.
훈련은 5∼6월에 걸쳐 독일, 폴란드, 발트 3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미국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2만명의 병력을 유럽에 파견하게 된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번 훈련은 미국이 유럽 방어를 위해 계속 대비 태세를 갖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반 나토에 대해 "쓸모없다"고 평가했지만, 독일을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겠다고 약속하자 동맹 유지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군사적으로 합병한 것을 계기로 나토의 동유럽 회원국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안보 문제에 대한 목적의식이 강화됐다.
이후 나토 회원국들은 동유럽 지역에서 병력을 증강했으며 신속 파병 능력을 키워 분쟁에 대비해 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올해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이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지 30년을 맞이했다"며 "러시아나 나토 동맹국들은 각각 자국 국경을 넘지 않는다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나토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가 독일 나치를 상대로 승리한 75주기인 5월 9일에 훈련이 열린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로서 구소련은 나치를 물리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번 훈련은 해마다 여러 종류의 군사 훈련이 열리는 시기와 겹치는 기간에 진행되는 것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미국은 관련 규정에 맞춰 사전에 러시아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원국들에 훈련 사실을 통지했다고 스톨텐베르그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