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이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저작권 관련 조항을 수정·삭제하겠다고 4일 발표했다.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자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의 저작권 양도조항으로 촉발된 문학계의 ‘보이콧’ 움직임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정작 이번 사태를 키웠던 우수상 수상작 저작권 관련 조항은 빼 반쪽짜리 사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학사상은 이날 SNS를 통해 “제44회 이상문학상 진행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와 그와 관련해 벌어진 모든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앞서 올해 우수상 수상자였던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작가가 저작권 관련 조항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상을 거절했다. 지난달 31일엔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가 사태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절필을 선언해 파문이 확산됐다.

문학사상은 입장문을 통해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에 대한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후부터 해제된다. 새 조항은 지금까지 이상문학상 수상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시작이 됐던 ‘우수상 수상작의 수상조건을 모두 삭제한다’는 규정을 담은 오전의 입장문은 번복했다. 이에 윤이형 작가는 “기존 입장문이 30분 만에 삭제됐다”며 “잘못에 대한 책임 있는 시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