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를 위해 준비 중인 완성차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판매를 위해 준비 중인 완성차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내수 시장에서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등 중견 3사의 비중이 15%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내 완성차 5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자동차 내수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2% 줄어든 9만9602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한 현대차그룹이 8만4641대를 판매했고 중견 3사가 1만4961대를 팔았다. 각사별로는 쌍용차가 5557대, 한국GM이 5101대, 르노삼성이 4303대를 판매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지속 축소되는 가운데 중견 3사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올해 1월 전체 판매량에서 중견 3사의 비중은 15%였고, 현대차그룹이 약 85%를 점유했다.

지난해 1월 내수시장은 11만7464대 규모를 기록했는데, 당시 중견 3사는 1만9014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16.1%를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도, 점유율도 모두 줄어든 셈이다.

다양한 차량이 고루 팔리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중견 3사는 단일 모델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1월 내수 시장에서 판매한 4303대 가운데 3540대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에 쏠렸다. 여기서 다시 2589대는 QM6 LPe 모델이 차지하고 가솔린과 디젤 모델 판매량은 각각 867대와 84대에 그쳤다.
쉐보레 스파크는 한국GM 1월 내수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진=한국GM
쉐보레 스파크는 한국GM 1월 내수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진=한국GM
한국GM도 1월 내수 판매량 5101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89대를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에 의존했다. 나머지 차종 가운데 월 판매량 500대를 넘긴 모델은 소형 SUV 트랙스(527대)와 픽업트럭 콜로라도(777대) 뿐이다.

단일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QM6 LPe의 경쟁모델이 등장하거나 스파크 인기 추락할 경우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전체 판매량은 급감을 면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사례가 쌍용차의 소형 SUV 티볼리다.
쌍용자동차가 지난 1월 7653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3일 공시했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지난 1월 7653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3일 공시했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는 2015년 티볼리를 앞세워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고 큰 성공을 거뒀다. 출시 이후 월 4000대 이상 팔리며 쌍용차의 최대 판매차종에 올랐던 티볼리는 현대차 '코나'와 '베뉴', 기아차 '스토닉'과 '셀토스' 등 경쟁력 있는 신차들과 충돌하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3071대가 팔리며 선방했지만, 셀토스·베뉴 등이 본격 출시되자 판매량이 줄어 올해 1월에는 1607대 판매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비중이 79.9%로 80%에 근접한데 이어 1월에는 85%에 육박했다"며 "바닥일 줄 알았던 중견 3사에게는 새로운 지하실이 등장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중견 3사가 일방적으로 밀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12월 중견 3사는 20.2%로 국내 시장 점유율 반등을 꾀하기도 했다. 12월 전체 판매량은 14만4839대를 기록했고 중견 3사는 2만9374대를, 현대차그룹은 11만5465대를 판매한 바 있다.

경쟁력을 갖춘 신차도 준비되고 있다. 한국GM은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고 이날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1월 판매량은 신차 공백과 트랙스 생산라인 이전 등으로 부진했지만, 2월부터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르노삼성 역시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 출시를 비롯해 르노의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