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녀오지 않아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검사…확진 소식에 중형병원 '비상'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16번째 확진 환자가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지 않은 광주의 중형병원(2차 의료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광주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6번 확진자인 42세 여성 환자는 태국 방콕과 파타야를 여행한 후 1월 19일 입국했다.

이 환자는 설날인 지난 1월 25일 오한과 발열 증상을 보였고 이틀 뒤인 27일 광주21세기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고 과거 폐 기저 질환이 있던 이 환자는 같은 날 전남대병원으로 전원 됐으나,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엑스레이와 혈액검사만 받았다.

검사 결과도 정상으로 판정돼 기존의 질환인 폐렴약 등을 처방받았다.

이 여성은 다음날인 1월 28일부터 다시 21세기병원에서 찾아 입원했으며, 증세가 악화하면서 2월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21세기병원은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곳은 아니며 환자가 최초 방문할 당시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로 내원하지 않아 격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현재 전남대병원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음압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남편과 자녀 등 가족 4명은 현재까지 증상은 없으며 자가 격리 중이다.

병원 측은 이 여성 환자가 1차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받고, 2차 검사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을 지역보건소로부터 통보받고, 2차 검사 확진은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21세기 병원은 이날 예정된 수술을 모두 취소하고 외래진료도 긴급 중단했다.

83명의 입원환자는 병원에서 격리 중으로 병원 내 CCTV를 통해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을 파악할 예정이다.

69명의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광주시는 현재 21세기병원과 전남대병원에 대한 방역 소독을 하고 있으며 현장 조사와 역학조사 등을 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질병관리본부와 협조해 환자의 상세한 이동 경로를 조사하고 그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는데도 감염된 것에 주목하고 구체적인 역학조사를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