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생산 라인 이미 중단
현대차측 "국내 대체 생산 공장 찾는 중"
현대차 노사는 4일 실무협의를 열고, 공장별·라인별 휴업 계획에 합의했다.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개 라인 중 1개 라인은 이날 오전 이미 생산가동이 중단됐으며 오후부터 공식적인 휴업에 들어갔다. 포터를 생산하는 4공장 1개 라인 역시 이날 오후부터 휴업에 돌입했다.
코나와 벨로스터 등을 생산하는 1공장은 5일부터 휴업에 들어가는 등 울산 5개 공장 모두 순차적으로 휴업에 돌입해 7일에는 모든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된다. 전주공장과 아산공장도 각각 6일과 7일부터 휴업한다. 노사는 휴업 기간을 이달 11일까지로 예상했다. 휴업 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부품 공급 차질이 천재지변 등에 대비하지 않고 부품 수급망을 다변화 하지 못한 사측에 있다고 주장하며 휴업 임금 100%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여론이 좋지 않자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라인별로 탄력적 휴업을 하는 것이고, 각 라인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휴업을 들어간다"며 "중국에서 춘절 연휴를 연장한 것에 따라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 업체들의 가동이 중단돼 우리에게도 영향이 있었다. 11일까지 휴업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휴업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지만 인기 차종의 인도 기간은 늦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처럼 큰 회사가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것을 단순하게 보면 안된다"며 "공장을 멈췄다가 다시 가동할 때의 효율은 휴일만큼의 생산량 감소로 계산하면 안된다. 생산 속도에 분명히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이번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수급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 전체에 인체 신경망처럼 설치돼 차량 내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설계 단계부터 차량에 맞게 제작되기 때문에 대체품을 찾기 어려워 재고를 대량 확보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대차는 주요 차종에 대한 와이어링 하네스를 1~2주 분량의 재고를 비축해 왔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른 형태의 와이어링 하네스를 적용한 일부 차종은 정상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는 유라, 경신, 티에이치엔 등 기존 부품 공급사를 통해 국내 와이어링 하네스 생산 가능 공장을 찾고 있다. 유라는 베트남 공장, 경신은 캄보디아 공장에서 국내 공급을 위한 와이어링 하네스 생산을 시작했다. 다만 생산량이 많지 않아 순차적으로 증량한다는 계획이다. 또 진영글로벌 등 국내 공장을 보유한 업체들과 생산 여부도 타진 중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