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신 타타대우상용차 사장이 준중형 트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김방신 타타대우상용차 사장이 준중형 트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타타대우상용차가 준중형 트럭 시장에서 현대차에 선전포고를 했다.

김방신 타타대우상용차 사장은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준중형 트럭 시장은 현대차의 독과점 시장"이라며 "연말 준중형 트럭을 출시하고 5년 내 시장 점유율 30%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타타대우는 1995년 설립된 대우상용차를 2004년 타타자동차가 인수하며 출범했다. 전북 군산에 본사와 연평균 2만3200대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두고 있으며 그간 중형(4.5톤 이상)과 대형(8톤 이상) 트럭을 생산해왔다. UAE,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베트남 등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한다.

타타대우는 현대차의 준중형 트럭 마이티를 정면 겨냥했다. 김 사장은 "후발주자(타타대우)가 생존하려면 선도주자(현대차)에 비해 분명한 장점이 있어야 한다"며 "현대차 트럭보다 성능은 10% 높고 가격은 10% 낮은 제품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내구성 실험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준중형 트럭 시장은 연간 1만대 규모로, 2018년 기준 현대차 점유율이 91%에 달했다. 나머지는 수입차 2개 모델이 점유하고 있다. 타타대우는 준중형 트럭 시장에 신규 진출하며 소비자들의선택권이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준중형 트럭 시장에 신규 진출하겠다는 타타대우의 결정은 중대형 트럭 시장 축소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건설 경기 부진과 기업 경기활동 침체로 물동량이 감소하며 국내 중대형 트럭 시장이 줄어들었고, 볼보·만·스카니아·메르세데스 벤츠 등 수입 트럭의 시장 점유율 확장으로 경쟁마저 치열해졌다.

김 사장은 "작년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중대형 상용차 시장이 전성기인 2016~2017년 대비 약 40%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입 브랜드들은 본사 지원을 받아 공격적인 할인 전략도 펼친다. 국내 회사가 따라가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들도 할인된 가격에 완성차를 팔아 수익을 남기지 못한다. 금융상품과 부품, 정비 공임 등에서 벌충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불거졌던 품질 논란과 소비자 불만은 수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김정우 타타대우 판매법인 대표는 "유로6 엔진을 도입하며 문제가 있었다. 문제는 어느 회사나 있을 수 있지만, 타타대우는 문제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며 "지난해는 돌아선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품질부터 서비스까지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주력한 해"라고 설명했다.

타타대우는 지난해 상반기 불만이 주를 이룬 고객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인생트럭, 고객의 소리로 움직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다. 부산 지역에 직영정비사업소를 새로 개설하고 경인 지역과 경상 지역에 신규 정비공장을 구축하며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전국 24개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야간 예약 정비 서비스를 시작했고 중형 트럭 대상 2년 무상 유지보수 서비스, 대형 트럭 대상 무상 정기 점검 서비스인 ‘오!369 고객 케어 서비스’도 도입했다.

김정우 대표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체질 개선을 진행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고객들의 마음도 많이 누그러졌다"면서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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