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에서 카라카스행 항공기 탑승 거부돼
베네수엘라 마두로, 미주인권위원회 조사관 입국 불허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을 조사하려던 미주인권위원회(IACHR) 관계자들이 베네수엘라 당국에 막혀 입국이 좌절됐다.

미주인권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파나마에서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로 가려던 대표단이 파나마시티 공항 게이트에서 항공사 측으로부터 탑승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항공사 코파에어라인은 베네수엘라 정부로부터 이들이 베네수엘라에 입국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고 위원회 측은 덧붙였다.

미주인권위원회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주기구(OAS) 산하의 위원회로, 경제난과 정치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5일 일정으로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베네수엘라 야권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미주인권위원회의 베네수엘라 방문은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

미주기구는 마두로 대통령 대신 지난해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다.

마두로 정권도 미주기구가 "미국의 노리개"에 불과하다며 지난 2017년 탈퇴 절차를 개시한다고 선언하고, 지난해 미주기구 주재 외교관을 철수시켰다.

이번에 인권 조사단의 방문 사실이 알려진 후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정부는 미주인권위원회 대표단을 초대한 적도 없고 입국을 허가한 적도 없다"며 일찌감치 입국 불허를 예고했다.

베네수엘라 입국이 좌절된 위원회 측은 "이러한 행동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제사회의 감시를 두려워하고, 인권 침해를 은폐하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위원회는 수도 카라카스에 가는 대신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 쿠쿠타로 이동해 베네수엘라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