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첫 증상·2월 4일 확진…환자 상태는 '안정적'
7일간 병원에 입원…병원 내 감염 '슈퍼 전파' 우려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 의한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고도 10일간 '의심환자' 감시망에서 빠져있었던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16번 환자(42세 여자, 한국인)는 지난달 25일 첫 증상이 나타난 뒤 이달 4일에서야 확진됐다.

중국 방문력이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하기 어려운 환자였다.

현재 의료기관에서는 ▲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뒤 14일 내 발열 또는 기침이 있거나 ▲ 중국을 다녀온 뒤 14일 이내 영상의학적으로 폐렴 증세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선별 진료를 하고 있다.

이는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선별 진료를 위해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정보를 '중국 방문력'에 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16번 환자가 오한, 발열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는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폐 관련 기저질환이 있다는 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또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고 이틀 뒤 전남 광주21세기병원을 찾았지만, 폐렴약만 처방받고 귀가했다.

엑스레이와 혈액검사 모두 '정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21세기병원에 28일부터 7일간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호흡곤란과 폐렴 증상이 악화한 이달 3일에서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격리됐다.

확진 판정은 다음 날 이뤄졌다.

의료계에서는 16번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던 만큼 해당 병원에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슈퍼 전파'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는데 병원에서 인공호흡이나 기도삽관 등을 할 때는 환자의 분비물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 형태로 퍼져 전파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전파 위험 등을 고려해 해당 병원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병원에 있는 의료진과 환자를 통째로 외부와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 상태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 발병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치를 말한다.

현재 이 병원에는 80여명의 입원환자가 머물고 있다.

보건당국 역시 중국이 아닌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6번 환자는 저희가 판단을 해도 이상한 점이 많다"며 "역학조사를 상세하게 해야만 감염경로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