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균이다! 아시아 전염병"…확산되는 '동양인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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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가 '동양인 코로나'로…
"프랑스 사람들이 저를 보고 '바이러스'라고 했어요"
"헝가리 유학생인데 재채기만 해도 쳐다봐요"
"캐나다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아시아인들 전염병'이라고 설명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에서 거주 중인 국민들 사이에서도 '동양인 혐오증' 표현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뿐 아니라 현지 언론 기사 댓글에서도 동양인을 겨냥한 혐오성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선수가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잔기침을 하자 SNS상에서 "손흥민의 혈관에 바이러스가 흐른다" 등 조롱성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프랑스 니스에서 공부 중인 학생 A씨(27)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놓고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성 발언을 하는 프랑스인들이 거의 없었는데 '우한 폐렴' 발명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B씨(42)도 "1월 중순께 유럽으로 가족과 여행을 떠났을 때만 해도 이상한 반응을 느낄 수 없었는데 이달 초 입국 시에는 공항 등 여러 곳에서 외국인들이 쳐다보고 피하는 시선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주부 윤 모(59)씨의 경우 "딸이 독일 베를린에서 유학 중인데 동양인으로서 차별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도 중국인을 향한 혐오증이 커지고 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5일 '우한 폐렴' 확산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혐오가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사회적 재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중국인 또는 중국 교포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면서 "감염증의 공포와 불안을 특정 집단 책임으로 돌리는 혐오 표현은 합리적인 대처를 늦출 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대상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증오로 나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국가에서는 아시아인을 모욕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우리도 다른 공간에서 혐오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인류애와 연대로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헝가리 유학생인데 재채기만 해도 쳐다봐요"
"캐나다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아시아인들 전염병'이라고 설명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에서 거주 중인 국민들 사이에서도 '동양인 혐오증' 표현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뿐 아니라 현지 언론 기사 댓글에서도 동양인을 겨냥한 혐오성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선수가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잔기침을 하자 SNS상에서 "손흥민의 혈관에 바이러스가 흐른다" 등 조롱성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프랑스 니스에서 공부 중인 학생 A씨(27)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놓고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성 발언을 하는 프랑스인들이 거의 없었는데 '우한 폐렴' 발명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B씨(42)도 "1월 중순께 유럽으로 가족과 여행을 떠났을 때만 해도 이상한 반응을 느낄 수 없었는데 이달 초 입국 시에는 공항 등 여러 곳에서 외국인들이 쳐다보고 피하는 시선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주부 윤 모(59)씨의 경우 "딸이 독일 베를린에서 유학 중인데 동양인으로서 차별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도 중국인을 향한 혐오증이 커지고 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5일 '우한 폐렴' 확산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혐오가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사회적 재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중국인 또는 중국 교포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면서 "감염증의 공포와 불안을 특정 집단 책임으로 돌리는 혐오 표현은 합리적인 대처를 늦출 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대상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증오로 나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국가에서는 아시아인을 모욕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우리도 다른 공간에서 혐오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인류애와 연대로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