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신종코로나감염증' 확진자가 격리돼 있는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취재진이 병동 입구를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번째 '신종코로나감염증' 확진자가 격리돼 있는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취재진이 병동 입구를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17번째 확진자의 이동 동선이 공개됐다. 지난달 이 환자는 발열 증세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단순 발열' 판정으로 귀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이 아닌 싱가포르 방문자는 관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구리시에 따르면 17번째 확진자는 38세의 남성 구리 시민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업무 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24일 귀국 후 지하철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 북창동순두부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후 26일 오후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나자 한양대 구리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단순 발열' 판정을 받고 귀가했다.

다음날인 27일 발열이 계속되자 이 환자는 택시를 타고 삼성서울가정의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근방에 위치한 구리종로약국에서 약 처방을 받은 후 택시를 타고 다시 귀가했다.

지난달 29일에 17번째 확진자는 이삭토스트(장자대로 74)와 프리마트를 방문했고, 이달 3일에는 서울아산내과(체육관로 28)를 찾아 진료를 또 받았다. 이날 오후 본죽과 수약국을 들렸고, 오후 8시경에는 서울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과 이마트 24를 들린 후 95번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이날 저녁 지난달 참가했던 싱가포르 세미나에서 말레이시아인이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후 다음날인 4일 택시를 타고 한양대구리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확진검사 후 자가격리됐다.

다음날인 오늘(5일) 신종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은 이 환자는 오전 7시 반부터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병동에 격리됐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구리 거주 17번째 확진자 이동 동선 공개…"대학병원에서 '단순 발열' 판정으로 귀가"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