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회장, 국제 아이스하키 명예의전당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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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스위스 취리히서 헌액 행사
만도위니아팀 부도위기에도 유지
亞리그 '산파'…국내 경기력 높여
평창올림픽 출전에 결정적 기여
'링크 밖 숨은 골리' 별명 얻기도
만도위니아팀 부도위기에도 유지
亞리그 '산파'…국내 경기력 높여
평창올림픽 출전에 결정적 기여
'링크 밖 숨은 골리' 별명 얻기도

IIHF는 5일 2020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 6명(선수 5명, 빌더 1명)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 발전에 공로가 큰 지도자나 행정가를 대상으로 하는 빌더 자격으로 헌액됐다. 정 회장 이전에 아시아에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일본의 쓰쓰미 요시아키, 가와부치 쓰토무, 도미다 소이치와 카자흐스탄의 보리스 알렉산드로프 등 4명뿐이다.
정 회장의 아이스하키 사랑은 재계에서 유명하다. 그는 1994년 아이스하키 실업팀 만도위니아(현 안양한라)를 창단했다. 1997년 그룹 경영위기 상황에서도 팀을 해체하지 않았을 만큼 마니아로 통한다.
2000년대를 전후해 국내 남자 실업 아이스하키팀이 잇달아 해체 결정을 내리는 등 국내 저변이 급속도로 위축되자 2003년 일본 실업팀에 손을 내밀어 연합리그를 발족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창설된 것이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의 모태가 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다.
정 회장은 외교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IIHF 설득에 나섰다. 결국 2014년 9월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평창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후 정 회장은 체계적인 대표팀 발전 프로그램을 가동해 한국 아이스하키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 사랑도 각별하다. 정 회장은 대표팀의 국제 경기 일정을 같이했다. 귀빈석을 마다하고 링크 옆 부스에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선수들의 수통에 물을 채우기도 하고, 경기를 말아먹을까봐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는 면 요리도 먹지 않았다. 그가 ‘숨은 골리(골키퍼)’로 불린 이유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늘 선수들을 자식처럼 대했다”며 “자비를 들여 선수들을 핀란드로 전지훈련을 보내줄 정도”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